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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첨단소재 기업들 韓에 1600억 투자… 경제 교류 ‘꽃바람’

입력 : 2024-04-22 19:17:53 수정 : 2024-04-23 01: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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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산업장관 6년 만에 정식 회담

양국 정상 간 합의사항 후속 조치 점검
안덕근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발돋움”
사이토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
공급망 안정화·신에너지 협력 등 확대

日 도레이社, 구미 섬유시설 증설키로
반도체 기업도 차세대 소재 제조 계획

한국과 일본 산업통상장관이 6년 만에 정식 회담을 열고 한·일 공급망 안정화 협력 강화와 경제 교류 확대에 합의했다. 또 이 자리를 계기로 일본 첨단 섬유·반도체 소재 기업이 한국에 16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전기차·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서 양국 간 공급망 연계 고리가 한층 탄탄해지는 모습이다.

“긴밀한 파트너십 중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첫 번째)과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오른쪽 첫 번째)이 22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한·일 산업통상장관 회담에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공급망·신에너지 협력 강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사이토 겐(齋藤健) 경제산업상을 만나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전반에 대한 한·일 정상 간 합의 사항의 후속 조치를 점검하고, 미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회담은 2018년 이후 첫 상호 방문을 통한 정식 회담이다. 그동안 한·일 산업장관이 미국과 프랑스 등 국제 무대에서 만난 적은 있으나 약식이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각각 취임한 사이토 경제산업상과 안 장관의 첫 만남이기도 하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는 한국 법원 판결에 반발한 일본이 일부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면서 2019년부터 4년간 한·일 관계는 냉각기였다. 그러다 지난해 3월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셔틀 외교가 복원되면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폭넓은 경제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안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일 양국은 서로 믿고 유지할 수 있는 파트너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현시점에 글로벌 복합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긴밀한 파트너십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이토 경제산업상은 “일본과 한국은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여러 과제에 대한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답했다.

양측은 양국 기업 간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상호 투자 기업 지원을 위해 한국 산업부와 서울재팬클럽(SJC·Seoul-Japan Club), 일본 경제산업성과 주일한국기업연합회 간 정기적 소통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공급망 안정화는 양국이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양측은 정보 공유 등을 실시하는 대화 설립에 합의했다.

양측은 탈탄소·신에너지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무탄소에너지이니셔티브(CFEI)를 통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국장급 한·일 수소협력 대화를 통해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분야 현안 논의를 지속하고,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 및 글로벌 청정기술·제품 적정 평가 구조 마련 등을 위한 과장급 기후정책협력 실무그룹을 개설할 방침이다.

이 밖에 일본은 올해 제13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주최국인 한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올해 상반기 열릴 예정인 한·미·일 3국 산업·상무 장관 회의 개최에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히라이 마사오 도레이 부사장으로부터 투자신고서를 제출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일본 기업, 한국에 1억2000만달러 투자

안 장관은 이날 도쿄에서 일본 섬유회사 도레이사와 반도체 핵심소재기업 A사의 투자신고식에 참석했다. 도레이사와 A사는 산업부에 한국에 총 1억2000만달러(약 1650억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신고서를 제출했다.

투자신고식에는 히라이 마사오 도레이 부사장이 참석했다. 도레이는 이번 투자로 2025년까지 경북 구미시에 아라미드 섬유 제조시설 증설을 완료하고, 전기차 구동모터 등에 활용되는 고내열 메타아라미드 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도레이는 일본 기업 중 제조업 분야 최대 투자자로, 한·일 국교 수교 이전인 1963년부터 한국에 지출해 지금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 슈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 아라미드 섬유와 이차전지용 분리막 등 고성능 첨단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A기업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다. A기업도 기존 시설을 증설해 차세대 소재를 제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기업 공정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체적 투자 금액과 기업명은 기업 측 요청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 장관은 이어 일본의 대표적인 화학기업을 만나 음극재 제조시설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음극재 생산시설을 국내에 확보 시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과 합작으로 추진하는 음극재 투자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반도체 장비 기업 도쿄일렉트론을 방문해 가와이 도시키 최고경영자(CEO)와 회담하고, 반도체·전기전자 등 일본에 진출한 국내기업들과 ‘일본시장 수출진흥회의’를 진행했다.

안 장관은 “일본은 우리나라의 4대 무역국이자 공급망 협력을 위한 핵심적인 파트너라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본시장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 차원의 맞춤형 지원과 함께 한·일 양국 정부 간 소통과 협력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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