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원전)에서 실내 설비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 일부가 정지하면서 지난 19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멈췄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을 덮친 초강력 지진으로 ‘멜트다운’이 발생한 곳이다.
멜트다운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핵 융합로가 녹아 방사능이 유출되는 치명적인 붕괴 현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본 정부는 그간 ‘알프스’(ALPS, 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 방사성 물질 일부를 처리한 물이 안정하다면서 방사능에 오염될 물(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왔다.
하지만 ALPS로 사실상 완벽한 정화는 불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앞 바다에서 잡힌 수산물에서 무려 기준치의 180배가 넘는 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됐다.
국내 최대 환경단체 환경운동연합이 24일 발표한 ‘2023년 일본산 농수축산물 방사능 오염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잡힌 조피볼락에서는 기준치 180배가 넘는 1만8000Bq/kg 세슘이 검출됐다.
또 지난 12월에는 노래미에서 400Bq/kg, 가자미류 540Bq/kg의 세슘이 나왔다.
이는 도쿄전력이 발표한 후쿠시마 원전 항만 내 물고기 방사성 물질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일본의 주장처럼 과연 안전한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또 일본 정부는 지난해 총 4만5759건의 농수축산 식품을 대상으로 세슘 검사를 실시했는데, 전체 7.9%인 3628건의 식품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종류별 방사성 물질 검출률은 △수산물 4% △농산물 13.6% △축산물 1% △야생육 36.7% △가공식품 4.4%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강진 피해 8개 현의 농수축산물 방사성 물질 검출률이 그 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여전히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기계가 스스로 작동해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가 일시적으로 멈췄다는 것이다.
이날 NHK에 따르면 원전 안에 있는 설비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 일부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가동을 멈췄다.
도쿄전력 측은 “주변의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모니터링 포스트 등에서 수치의 이상은 없다”면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는 내달 7일까지 오염수 7800톤을 바다로 흘려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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