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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호섭의전쟁이야기] 무대 뒤편으로 은퇴한 ‘역전의 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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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29 00:04:19 수정 : 2024-04-29 0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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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다양한 군사작전으로 구성된다. 그중에서도 상륙작전은 특히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작전의 결과가 ‘모 아니면 도’, 즉 성공과 실패로 명확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상륙작전은 날씨, 지형 조건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적이 상륙지점의 방어를 강화한 경우 상륙은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상륙 이후에도 교두보 확보 이전까지 계속 병력과 물자를 투입해야 하며 작전 전반에 걸쳐 육해공의 긴밀한 협조와 합동성이 특히 중요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상륙작전은 전쟁사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전으로 평가된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은 전선 교착으로 시작된 장기전과 소모전 양상을 벗어나고자 영국군의 주도하에 갈리폴리 상륙작전을 시도했으나, 이는 대실패로 끝났다. 제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은 압도적인 제해권과 제공권을 바탕으로 태평양의 주요 섬들에서 상륙작전을 수행했지만, 일본군의 격렬한 저항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때의 경험은 미국 수뇌부가 일본 본토 상륙작전을 비관적으로 판단한 주된 요인이 되었다.

1950년 9월15일 오후, 인천 적색해안 해벽을 넘는 미 해병대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

그럼에도 상륙작전이 많은 이들에게 가장 위대한 군사작전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6·25전쟁의 인천상륙작전처럼 그 작전이 전쟁의 흐름을 극적으로 바꾼 영향 때문일 것이다. 지상 최대의 군사작전으로 불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독일의 심장부로 진입하는 길을 열어 나치 독일의 패망을 가속화시켰다. 인천상륙작전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하면 규모는 작았으나 조수간만의 차, 좁은 수로, 천연방어막인 월미도 등으로 상륙하기 어려운 작전을 성공시킴으로써 유엔군이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상륙작전의 성공에는 제해권과 제공권의 완벽한 장악과 기습 효과의 조화가 필요하며 모든 부대의 행동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야 한다. 그럼에도 적의 강력한 저항이 있다면 아군의 피해는 필연적이다. 따라서 들이는 노력 대비 효과 문제로 인해 현대전에서는 대규모 상륙작전이 거의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중국이 초기 압도적 우세에도 미국과 일본의 지원을 받는 대만의 공격에 실패한 미 연구소의 전쟁 시나리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심호섭 육군사관학교 교수·군사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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