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 친구를 살해한 명문대 의대생 A씨가 재학 중 유급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지난 3월부터 의대생들이 휴학하는 가운데, A씨는 최근까지 학교에 계속 다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같은 의대에 재학 중인 B씨는 8일 본지와 통화에서 “A씨는 정말 평범한 학생이었다”라며 “이성 문제도 크게 없었고, 학교에서 말썽부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B씨는 A씨에 대해 “평소에 불안정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학과 생활도 적당히 하고 친구도 적당히 있는 무난한 학생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A씨 범행 직후 해당 의대 재학생들의 단체 채팅방에는 “걔가 어떻게 그런 짓을 했을까“, “충격적이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다만 복수의 재학생에 따르면 A씨는 본과 1년차인 2020년 성적 등의 이유로 유급된 이후 동기들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고 한다. 이날 A씨가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학교 커뮤니티 내 ‘의대 게시판’에는 “A씨가 실습 때 다른 사람들한테 있는 대로 피해 끼치고 다녀서 사람 취급 못 받았다” 등의 폭로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A씨는 앞서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 친구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후 A씨가 수능 만점자이며 서울의 한 명문대에 재학 중인 의대생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사실을 인정하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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