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서는 "소주 한 병 있으면 좋겠다"…기자실도 깜짝방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은 10일 청계천과 전통시장을 잇달아 찾아 현장의 민심을 직접 살펴봤다.
윤 대통령이 민생 현장을 방문한 것은 총선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다음 주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토론회를 재개해 현장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계천 인근 한 식당을 찾아 참모들과 김치찌개로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외식 물가를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치찌개 가격이 2년 새 얼마나 올랐는지 물었고, 가격이 8천원에서 1만2천원으로 뛰었다는 식당 주인의 대답에 "인건비와 식자재 가격이 올라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방문한 식당 인근에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윤 대통령은 '자주 나와 달라'는 시민의 요청에 "그동안 경호 등의 이유로 여러분이 불편할까 봐 잘 나오지 않았다. 불편하지 않으시면 자주 나오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점심 시간대 청계천에서 산책 나온 직장인들을 만나 "요즘 외식 많이 하시냐"며 외식 물가 동향을 살폈다.
한 시민이 '물가가 너무 올라 힘들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독립문 영천시장을 방문해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의 전통시장 방문은 지난 3월 13일 경남 사천 삼천포용궁수산시장 방문 이후 58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20차례 이상 전통시장을 방문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를 잡는 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채소, 과일 등을 판매하는 점포를 찾아 시장 상인들과 소통하며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과 대화하며 생활 물가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상인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했고, 인사하는 상인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수산물 점포에서는 진열된 해산물을 둘러보며 "여기에 소주만 한 병 딱 있으면 되겠구만"이라고 말했다.
한 시장 상인이 '온누리상품권 수수료율이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하자 동행한 박춘섭 경제수석에게 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남편이 한국전쟁에서 전사했는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90대 상인에게는 "도와드릴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영천시장은 서대문구 독립문 인근의 전통시장으로 주택가 인근에 있어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표적인 골목형 전통시장이다.
현장 일정을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로 돌아온 윤 대통령은 예고 없이 기자실을 방문해 약 5분간 출입 기자들을 만났다. 전날 취임 2주년 회견을 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언론과 직접 접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당일인 이날 별도 축하 행사를 잡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은 "특별한 축하 행사보다 현장 행보를 통해 국민의 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다음 주에는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토론회도 재개된다.
윤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음 주부터 민생토론회가 다시 시작이 될 것"이라며 "경북·전북·광주·제주는 아직 못 갔는데 곧 네 군데도 가서 민생토론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26일 청주에서 열린 24번째 민생토론회를 마지막으로 토론회를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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