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측 “검사 결과 음주 혐의 없어…결과 기다린다”
가수 김호중(33)씨가 심야에 서울 강남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점이 드러나며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11시40분쯤 김씨가 타고 있던 차량이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사고 3시간여 뒤 김씨의 매니저가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경찰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매니저는 김씨가 사고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 측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정확을 포착했다.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30분쯤에야 경찰의 요구에 따라 출석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차량 소유주가 김씨인 점 등을 확인하고 추궁했고 김씨는 그제야 직접 운전했다고 인정했다. 김씨 차량 블랙박스에는 메모리 카드가 빠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소속사 측은 “사고가 발생하자 김호중은 골목으로 차를 세우고 매니저와 통화를 했고, 그 사이에 택시 기사님께서 경찰에 신고를 하셨다”며 “이후 상황을 알게 된 매니저가 본인이 처리하겠다며 경찰서로 찾아가 본인이 운전했다고 자수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사 결과 음주 혐의는 나오지 않았고, 사고 처리에 대해서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가 범죄를 은닉하려 했는지 등에 따라 김씨가 받을 처벌 수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판결에서 운전자 바꿔치기를 도운 사람의 경우 벌금형에 그쳤지만 범죄은닉을 교사하고 실제 사고를 낸 자는 징역형을 피하지 못했다.
◆운전자 바꿔치기 도왔다면 주로 벌금형
경찰은 김씨 매니저를 입건해 거짓 자백을 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운전자 바꿔치기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범인도피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형법 제151조에 따르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원은 운전자 바꿔치기를 도운 혐의에 대해서는 주로 벌금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5월 부산 남구에서 무면허,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가 50대 여성을 들이받은 뒤 도주한 30대 A씨가 자신의 회사 직원에게 대신 운전했다고 허위 진술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 발생했다. 법원은 운전자 바꿔치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회사 직원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2022년 12월 인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친구 B씨 대신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진술한 혐의를 받은 20대 남성에게 인천지법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음주운전 등 혐의 인정되면 징역형 가능성
경찰은 김씨 측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거나 고의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숨겼는지를 비롯해 음주 여부까지 수사 중이다. 음주운전 혐의와 범인도피·증거인멸 등 혐의가 모두 인정된 판결에서 법원은 대부분 징역형을 선고했다.
앞서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람을 치고 도망간 뒤 자신의 회사 직원에게 대신 운전한 것처럼 허위 진술하도록 한 30대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다만 사고 피해 규모 역시 양형에 중요 고려 대상일 것으로 보인다. 앞선 인천지법 사건에서 음주운전을 하고 범인도피를 교사한 B씨는 벌금 700만원에 그쳤다. B씨는 음주운전을 했지만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고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만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3월 광주에서 면허 정지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다 건물을 들이받아 약 4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20대 C씨에게는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C씨 역시 사고를 낸 이후 지인에게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냈다”며 자수하라고 시켜 실제 지인이 경찰에 허위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C씨는 도로교통법위반·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기소돼 실형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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