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포생’(취업을 포기한 취업준비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구직단념자 수는 35만명을 넘어서며, 넉달째 전년 동월대비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층 구직단념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노동현장에서는 ‘고용훈풍’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단념자는 36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4만5000명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구직단념자 수는 올해 들어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2만1000명 줄었던 전년동월대비 구직단념자 수가 올해 1월에는 1만1000명, 2월 5만4000명, 3월 5만2000명, 4월 4만5000명 등 증가세로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구직단념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21만2000명, 여성이 15만7000명이다. 1년 전보다 각각 3만6000명, 1만명 증가한 숫자다.
통계 분류 상 구직단념자는 다소 복잡하다. 우선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해당된다. 여기서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가 넘은 인구 가운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을 뜻한다. 다시 말해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을 통칭한다.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59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는 1년 내 구직활동을 했고, 직전 4주간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을 의미한다. 일자리를 구하다가 한 달 동안 구직활동을 안 한 셈으로, ‘취포생’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직단념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한 관계자는 “최근 구직단념자 증가는 지난해 감소세에 대한 기조효과 영향이 크다”면서도 “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직단념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쉬었음’인구도 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연령계층별 쉬었음 인구는 238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3만8000명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40대(3만3000명·13.2%), 50대(2만3000명·6.2%), 30대(1만·3.8%) 등에서 증가한 반면 20대(-2만9000명·-7.5%) 등에서 감소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이 발표한 ‘최근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청년 쉬었음’ 인구 증가의 주된 사유로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이 가장 크게 나탔다. 노동시장의 심각한 미스매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실업자도 증가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8만1000명 늘어 지난 2021년 2월(20만1000명)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째 증가세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실업자가 3만9000명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40대와 50대도 각각 1만1000명, 2만6000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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