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분배는 다소 개선됐지만, 고물가 여파로 인해 적자 가구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60%는 소득보다 소비 지출이 많아 고금리와 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 경제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가구 실질소득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소득 증가세에도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른 결과다. 올해 초 대기업 상여금 감소 영향으로 실질 근로소득이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며 가구 소득 감소세를 견인했다.
연합뉴스와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1인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가계소득은 3개 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전 분기(3.9%)보다 크게 둔화했다.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329만1000원)이 1.1% 줄어든 영향이 컸다. 가계 근로소득은 지난해 대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상여금 감소 영향으로 2021년 1분기(-1.3%)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사업소득(87만5000원)은 임대소득 증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농업소득 증대 등 영향으로 8.9% 늘었다. 이전소득(81만8000원)도 국민·기초연금 수급액 인상, 부모급여 확대 등으로 5.8% 증가했다.
명목소득 증가에도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1.6% 감소했다. 1분기 기준 2021년(-1.0%)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2017년 1분기(-2.5%)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실질 근로소득은 3.9% 줄며 감소세를 주도했다.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은 "물가만큼 소득이 늘지 않았기 때문에 가구 실질소득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비소비지출은 이자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1.2% 늘어난 107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1.4% 늘어난 404만6000원이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3만8000원으로 2.6% 줄며 3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뜻하는 흑자율은 28.1%였다. 흑자율은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 비율은 26.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인 평균소비성향은 71.9%로 1년 전보다 1.2%p 올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115만7000원, 1천125만8000원이었다.
1분위 가구 소득은 근로·이전소득 중심으로 1년 전보다 7.6% 늘었고 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줄며 2.0% 감소했다. 5분위 소득 감소에는 대기업의 상여금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1분위 가구 소득은 늘고 5분위 가구는 줄면서 소득 불평등 지표는 개선됐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 5.98배로 지난해 1분기(6.45배)보다 0.47p 하락했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98배라는 의미다.
1분위·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각각 131만2000원, 509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0.6%, 0.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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