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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술 선점하라” 특허경쟁 뛰어든 카드사

입력 : 2024-06-03 20:20:11 수정 : 2024-06-03 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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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강화·수익 다각화 ‘두 토끼 잡기’

고금리에 전통적 이익구조 한계 판단
신사업 통한 새 수익모델 개발 팔 걷어
특허 등록 BC카드 118건으로 ‘최다’
카드사마다 임직원 특허 출원도 독려
유사기술 등장·침해해도 봐주기 관행
로열티 통한 수익성 확보는 아직 먼길

고금리 등 여파로 전통적인 수수료 수익구조가 난관에 부딪힌 주요 카드사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특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결제수단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로열티를 통해 수익 다각화를 노린다는 전략에서다. 다만 금융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를 당해도 없던 일처럼 넘어가는 사례가 잦고, 곧이어 비슷한 기술이 등장하는 등 수익화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3일 특허청의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카드사 중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BC카드로 118건을 등록했다. 이어 신한카드가 71건으로 뒤를 이었고 현대카드(24건), 삼성카드(21건), 국민카드(13건) 순이다.

카드사들이 특허를 통해 기술 확보에 나선 이유는 고금리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전통적인 수익구조가 한계에 봉착한 탓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 7곳(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지난해 말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5조3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총 수익의 23%를 차지하는데 2018년(3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정부의 우대 수수료 적용 확대 정책도 이처럼 카드사의 수익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주요 카드사는 결제기술을 중심으로 새 수익 모델을 찾는 중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핀테크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BC카드는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허 출원 및 취득에 따른 리워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보상 확대에 나섰다. 최원석 사장은 평소 “특허 출원은 미래 경쟁력의 확보”라며 독려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카드도 연초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허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해 5건의 특허출원 신청을 낸 상태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AI)에 1조원을 넣었다”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수익 다변화 구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사가 등록한 특허를 살펴보면 다양한 기술이 눈에 띈다. BC카드는 다양한 결제망이 강점인 만큼 결제와 금융기술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 중이다. 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할 때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빛이 나는 발광카드를 비롯해 소리나 진동, 향기를 발생시키는 등 이른바 ‘오감 카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결제 영수증, 전산 장애가 발생했을 때 자산내역을 증명받을 수 있는 자산인증 NFT 등도 특허 등록을 마쳤다.

신한카드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고음파를 변환해 결제 단말기에 송출하고 일회성 결제가 이뤄지도록 돕는 특허를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 카드 단말기에서도 아이폰 터치를 통해 결제할 수 있다는 게 신한카드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 신용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특허와 연구과제 비용을 한장의 카드로 결제하고 실시간 정산을 해주는 결제방법 등을 특허로 등록했다. 현대카드는 NFT 기술을 티켓에 적용해 암표를 막는 기술 특허도 출원했다.

이 같은 특허 기술이 얼마나 수익을 가져다줄지는 미지수다. 금융사에서 기술 로열티를 받거나 특허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드문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토스는 1원 이체를 통해 특정 번호를 전송하고, 사용자 인증을 해주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다른 금융사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토스는 정작 관련 특허를 통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에서는 서로 관계를 고려해 로열티를 가지고 분쟁을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특허와 비슷한 기술을 활용하거나 침해를 당해도 관계를 고려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BC카드 관계자는 “특허로 인한 수익은 크지 않다”면서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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