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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난해 심장 기증 16건 수용 못해… 이유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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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12 10:22:28 수정 : 2024-06-12 17: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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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증 및 이식 열악

병원 인력·시스템 부재로 수술 진행 못해
특정 병원에 환자 집중… 의료기관 부담

지난해 일본에서 심장이 기증이 있었지만 병원의 인력, 시스템 부재로 수술을 진행하지 못한 사례가 16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증된 심장은 다른 병원 환자에게 이식되긴 했으나 기증을 받고도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심장이식학회는 전국 11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뇌사자가 심장을 기증했음에도 의료기관 측 문제로 수용하지 못한 사례가 도쿄대의학부부속병원에서 15건, 오사카 국립순환기병연구센터에서 1건 확인됐다고 전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유는 병원의 인력, 시스템 문제였다. 도쿄대 병원은 ‘같은 날 다른 심장 이식수술이 있어서’(7건), ‘같은 날에 2건의 이식수술을 한 다음날에는 (수술) 대응이 어려워서’(3건) 등을 이유로 들었다. 국립순환기병연구센터는 같은 시기에 심장 수용 요청이 집중돼 ‘4번째는 의사의 조정이 되지 않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기증된 심장은 우선 순위가 낮은 다른 병원의 환자에게 이식돼 폐기되지는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식을 받았어야 하는) 16명 중 6명(도쿄대병원 5명, 국립순환기병연구센터 1명)은 지금도 이식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장기 이식을 신청할 경우 수술을 희망하는 의료기관을 한 곳만 고르도록 해 특정 병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실시된 심장이식 115건 중 국립순환기병연구센터가 32건, 도쿄대병원이 25건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NHK는 “두 병원에서 심장이식을 희망하는 환자가 약 400명으로 전체의 절반 정도에 이른다”며 “일부 의료기관에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췌장이식학회도 비슷한 내용의 조사 실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심장 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의 이식에도 같은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와 요시키 일본심장이식학회 대표이사는 NHK에 “이식 우선순위를 지키기 위해서도 수술을 희망하는 의료기관을 복수를 선택하게 하는 등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는 일본의 장기 기증 및 이식 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요미우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를 인용해 “2020년 일본의 장기 이식 수술 건수는 100만명당 17.7건으로 세계 42위”라며 “1위인 미국(120.5건), 2위 스페인(94.7건), 3위 한국(81.5건)과 차이가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22년 인구 100만명 당 기증자는 미국이 30.25명, 스페인 27.27명, 프랑스 22.24명, 한국 7.89명인데 비해 일본은 0.74명에 불과하다. 요미우리는 “기증를 희망하는 환자의 평균 대기기간은 신장이 14년8개월, 심장이 3년5개월, 췌장이 3년3개월”이라며 “최근 5년간 대기 중 사망한 환자는 198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한국에서는 뇌사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관련기관 보고를 의무화해 잠재적 기증자를 발굴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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