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호 사임… 새 이사진 전원 일본인 개편
행정지도 이후 ‘네이버 지우기’ 현실화
대규모 정보 유출 문제로 일본 정부로부터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받은 라인야후가 “연내 네이버와의 시스템을 분리하겠다”며 관계 단절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18일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안 대책 강화와 관련해 “당사(라인야후)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종업원용 시스템과 인증 기반 분리를 2024년도 중으로 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당사 자회사는 2026년도 중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완료를 예정했으나 한층 앞당길 수 있도록 계획을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도 거의 모든 (일본) 국내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웹사이트 검색 개발 인증에서 위탁 협력을 종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안 대책 강화 방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7월에 공표할 계획이다.
관심을 모았던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서는 “당사가 모회사의 자본 관계 변경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행정지도에 근거해 모회사 등에 대해 검토 요청을 당사가 하고 있다”며 “이러한 대응에 대해 현시점에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해 무언가 움직임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자와 CEO는 지난달 8일 라인야후 결산설명회에서 “(우리는)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주총에서 라인야후의 이사회 개편이 승인돼 이사회 내 유일한 네이버 측 인사로 ‘라인의 아버지’로 통했던 신중호 최고상품책임자(CPO)가 물러났다. 라인야후는 신 CPO를 제외하는 등 이사회를 7명에서 6명으로 재편했다. 이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멤버이자 사실상 네이버를 대표해오던 신 CPO가 빠지고 이사회는 모두 일본인으로 채워지면서 ‘네이버 지우기’가 현실화됐다. 신 CPO는 지난달 한 행사에서 자신이 라인야후 이사회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총무성의 행정지도를 언급하며 보안 문제에 자신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야후는 관계사인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한 부정접근으로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51만여건의 유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대해 지난 3∼4월 사이버 보안 강화를 요구하는 두 차례 행정지도를 실시하며 다음 달 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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