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충북대학교 병원을 떠나는 두 번째 교수가 나왔다.
배장환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더 이상의 새 학기는 없다”는 사직의 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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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의대 교수 사직서 수리 공문을 공개했다.
이 글에는 “3월이 되면 봄바람 부는 캠퍼스에 말간 얼굴의 앳된 의대생들이 매년 들어오는 것이 부담이기도 했지만 큰 기쁨이었다”며 “제가 30년 전에 하던 걱정과 고민을 하는 아이들이 매년 새로 들어오는 게 당연하지만 신기했고 그 걱정을 듣고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800병상 병원에 의대생 정원을 49명에서 200명으로 늘리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을 의대 교수들과 한 마디 상의 없이 밀어붙인 대통령, 보건복지부, 교육부 장관에 너무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태를 막아내지 못한 못난 선생”이라며 “의대생과 전공의를 잘 지도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의사로 키우겠다는 제 꿈은 이미 박살 났다”고 했다.
배 교수는 “저도 제 앞길이 어떻게 될지 확신이 없다”며 “혹시라도 꿈만 같이 이 사태가 해결된다면 다시 대학으로 돌아오게 될지 아니면 그대로 그저 제 인생을 살아갈지 저도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의료사태가 촉발되면서 비대위원장직을 맡아온 배 교수는 다음달 14일 20여년 정든 교정을 떠나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충북대병원에서는 지난달 김석원 정형외과 임상교수에 이어 두 번째 사직하는 교수가 된다.
비대위는 배 교수 사임으로 채희복 소화기내과 교수가 비대위원장직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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