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인사 사고를 내자 음주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신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상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2일 오전 6시1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도로에서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적발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4%로 면허 취소 수치였다.
이 사고로 상대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 2명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각각 전치 4·7·12주의 상처를 입었다.
사고 이후 A씨는 음주운전을 의심한 경찰의 측정 요구를 불응하고 혈액 측정을 요구해 병원으로 이동했으나, 돌연 태도를 바꿔 채혈을 거부했다. 그는 또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맥주를 마셔 음주운전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2019년과 2022년, 2023년 1월에도 잇달아 음주운전을 해 400만∼150만원 벌금형을 받았고 운전면허도 취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를 야기한 당시에도 운전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낸 교통사고로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가 무거운 데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한 폐해가 막중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에 비춰볼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이미 여러 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는데도 또다시 주취 상태에서 운전을 반복해 사고를 냈고, 수사기관 채혈 과정에서 맥주를 마시는 등 죄질을 감안할 때 원심의 형이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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