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모(22)씨는 최근 친구들과 계곡을 찾았다가 복통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이씨는 저녁에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먹은게 전부였다. 집에서 김치와 된장, 고추장, 마늘 등을 가져갔지만 문제될 건 없어 보였다. 상추를 계곡물에 씻어 먹은 게 의심스러웠다. 계곡물에는 몸에 해로운 각종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곡은 더운 여름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 중 하나다. 계곡에 도착하면 챙겨온 과일이나 채소 등 음식물을 계곡물에 씻거나 담가두는 경우가 있다. 시원하게 보관함과 동시에 세척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계곡물에 과일을 담가두는 것이 복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계곡물은 겉으로 봤을 땐 맑고 깨끗해 보여도 알고 보면 몸에 해로운 각종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야생동물의 분변에 오염돼 기생충과 대장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다. 이러한 균에 감염되면 복통이나 설사,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복막염이나 방광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소량의 계곡물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소량의 계곡물로도 대장균에 감염될 수 있으니 과일을 계곡물로 씻거나, 계곡물에 담그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계곡물에는 대장균 외에 이질아메바나 스파르가눔 등의 기생충도 있다. 이질아메바는 설사·상복부 통증·발열·구토·대장염 등을 유발한다. 또 스파르가눔은 두통·발작·기억상실·언어장애·뇌경색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수박을 자른 후 랩을 씌워두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26일 한국소비자원의 실험에 따르면, 수박을 자른 후 랩을 씌워 보관한 경우 보관 전보다 최대 세균 수가 300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랩과 맞닿은 표면을 1cm 잘라낸 다음 측정해도 세균 수가 보관 전보다 580배나 많았다. 세균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배탈, 설사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수박은 미리 깍둑썰기한 후 밀폐 용기에 담아 가져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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