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태어날 자녀가 불안,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편에게 무심코 한 행동이 자녀에게까지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가정에서라도 바가지 등 남편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는 삼가야겠다.
8일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이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는 정자의 유전 물질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자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멜버른대의 플로리 신경과학 및 정신 건강 연구소의 연구진은 임신 전 부(父)계 스트레스가 미래 세대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기 위해 수컷 생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만성 스트레스를 모방하기 위해 4주 동안 음용수에 코르티코스테론(스트레스 호르몬)을 투여했고, 대조군은 일반 음용수를 투여했다.
이후 쥐에게서 정자를 채취해 긴 비코딩 RNA의 변화를 식별했다. RNA 또는 리보핵산은 유전자의 코딩, 디코딩, 조절 및 발현에 필수적인 분자이다. 단백질 합성을 제어하기 위해 DNA로부터 지침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긴 비코딩 RNA는 크로마틴 리모델링, 유전자 발현 조절 및 다른 RNA 분자의 수정을 포함한 다양한 세포 과정에 관여한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테스트하기 위해 코르티코스테론 처리군과 대조군 모두의 긴 비코딩 RNA를 수정된 마우스 난자에 주입했다. 그런 다음 이 난자를 암컷 마우스에 이식해 자손을 생산했다. 태어난 자손을 대상으로 불안, 우울증, 사회적 우월성, 매력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행동 테스트를 했다.
연구 결과 코르티코스테론에 노출되면 정자의 긴 비코딩 RNA 프로필에 상당한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7552개의 긴 비코딩 RNA 중 2382개가 다르게 발현됐다. 772개는 상향 조절됐으며 1,610개는 하향 조절됐다.
연구 저자인 앤서니 해넌 박사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의 증가로 인해 2000개 이상의 다양한 대형 비코딩 RNA가 변화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변형된 긴 비코딩 RNA를 수정란에 주입한 뒤 태어난 자손은 눈에 띄는 행동적 차이를 보였다. 코르티코스테론 주입 그룹의 자손은 빛-어둠 상자의 밝은 영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는 불안과 같은 행동이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더 많은 우울증과 같은 행동을 보였으며, 대조군 자손에 비해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더 길었다.
해넌 박사는 “이러한 발견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증가(만성 스트레스 모델링)가 정자에서 긴 비코딩 RNA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자손의 변화된 행동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누구든 잔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이는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트레스 수치는 0~100으로 측정되며, 0~25는 낮은 스트레스 지수, 26~50은 보통의 스트레스 지수, 51~75는 높은 스트레스 지수, 76~100은 매우 높은 스트레스 지수에 해한다. 스
트레스 수치는 훈련, 신체 활동, 수면, 영양 섭취, 일상의 압박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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