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설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연구소 초청으로 7∼10일 한국에 머물며 국내 정·재계 관계자들을 면담 중인 플라이츠 부소장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스티브 예이츠 AFPI 중국정책구상 의장과 함께 왔다.
이들은 전날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면담했으며 현대차, 세종연구소 등 국내 학계·기업 인사들과 두루 만나며 “동맹인 한국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청취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귀환할 경우 “강력하고 자신감 있는 외교·군사 정책을 가진 미국 대통령의 존재는 세계 안보에 긍정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태 지역 안보는 오히려 트럼프가 떠난 후 상황이 악화했다”고 진단하며 “억제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동맹이 복구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비확산 원칙에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며 확장된 핵우산은 한·미 관계에 매우 중요하므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이 인도네시아 대사를 겸직하는 ‘파트타임’ 대북 특사를 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트럼프 2기 때는 믿을 만한 대북 특사를 통해 고위급 관여를 늘리고, 동맹들과 긴밀하게 조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합에 대해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고 한 플라이츠 소장은 “북·미 대화에 앞서 한국과 논의하며 트럼프 1기 이후 진화한 북한의 위협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미·일 공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정책을 취하겠지만 분명 대화는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북한과의 대화 전)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동맹국들과 먼저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큰 성과로 “한·미·일 3자 관계를 증진시킨 것”을 꼽으면서도 플라이츠 부소장은 “그러나 이것은 반응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를 언급하자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수습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초청하며 3자 관계가 이뤄진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만남은 “2년 반 동안 한반도에 대해 미국이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한 한국의 우려에는 “북한과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분담금 관련 갈등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가진 동맹과의 긴장관계는 유럽에서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 한국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더라도 문제 없이 방위비 협상은 계속될 것이며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에도 도달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방위비 분담을 둘러싼 미국과 동맹국과의 긴장은 한국보다는 유럽에서일 것이란 견해도 밝혔다. 플라이츠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동맹에 더 기여하도록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해 플라이츠 소장은 “일부 전문가들이 ‘중국 억지용’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주한미군은 분명한 대북 억지를 위한 것이며 고조되는 역내 위협에 따라 그 역할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에 대해 일축한 것이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플라이츠 부소장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다만 자신이 트럼프 캠프 일원으로서 말하는 게 아니라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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