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 행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름을 ‘푸틴’(러시아 대통령)이라고 잘못 불렀다가 곧바로 수정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에 있는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나토 정상회의 일환으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인사말을 한 뒤 옆에 있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넘기면서 “신사숙녀 여러분, 푸틴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내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고는 “그가 푸틴을 물리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라고 바로 수정해 말했다. 그런 뒤 “나는 푸틴을 물리치는 데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너스레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건강과 인지력 저하 문제로 공격을 받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 TV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사퇴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미국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5~9일 미국의 성인 24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첫 TV토론에 근거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7%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및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62%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 지지층 중에서도 54%가 사퇴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나이·인지력·건강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하기에 너무 늙었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의 85%에 달했으며 ‘정신적으로 명료하다’는 답변은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일한 질문에 60%가 너무 늙었다고 했으며 44%가 또렷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신체적 건강 상태로는 응답자의 13%만이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하다고 답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가 건강하다고 봤다.
이날 실수를 곧바로 정정했지만 재선 도전을 포기하라는 압박이 민주당 안팎에서 거세지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러시아 대통령 이름으로 잘못 소개하는 실수를 반복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칭하며 푸틴 대통령 이름을 부르자 대형 스크린으로 실시간 중계를 보던 나토 정상회의 기자실에서는 “세상에(Oh my God)” 등의 탄식 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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