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이후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5차 회의가 12일 종료됐다.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양측은 회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국방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회의에는 이태우 외교부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와 린다 스펙트 미국 국무부 선임 보좌관이 각각 한미 수석대표로 나서고 외교·국방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의에서 지난 4차례 협의를 바탕으로, 양측 주요 관심사항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는 제12차 SMA와 관련해 앞으로도 수시로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주한미국대사관에 따르면 미국측 수석대표인 스펙트 보좌관은 회의 종료 후 낸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 대표단은 공동 안보를 지원하는 상호 수용 가능한 협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면서 서로의 제안을 계속 검토했다”며 “일련의 대화는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힘과 의지를 반영하며, 양국 국민의 평화와 번영을 수호하는 강력한 연합방위태세 하에 곧 협의를 계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 4월 23∼25일 하와이에서의 첫 회의를 시작으로 5월 21∼23일 서울에서 2차 회의, 지난달 10∼12일 워싱턴에서 3차 회의, 같은 달 25∼27일 서울에서 4차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4차 회의가 끝난 지 13일 만에 열린 것으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회의 개최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다. 양측은 분담금 규모와 인상률 책정 기준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잇단 말실수 등 고령의 나이에 따른 인지능력 관련 우려로 후보 교체설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선 관련 세계의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논란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좀 더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트럼프 리스크’ 대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는 각국의 행보 중에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등에서 부담스러운 청구서를 들이밀 것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1기 때 방위비분담금의 거센 압박과 협상 공백 사태까지 맞았던 한국의 우려도 적지 않다. 공화당이 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 반영된 정강정책을 채택하면서 ‘동맹국의 공동 방위 투자 의무’를 언급해 이러한 긴장은 다시 한번 고조됐다.
다만 여기에는 이견도 존재한다. 지난 9일 방한 중 기자들을 만난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한미 관계의 핵심 쟁점으로 분담금 문제가 떠오를 텐데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2기가) 한국과 분담금 관련 갈등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가진 동맹과의 긴장관계는 유럽에서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 한국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더라도 문제 없이 방위비 협상은 계속될 것이며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에도 도달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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