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암살 시도 규정”… AR-15 소총 회수
유세장 120여m 떨어진 옥상에서 저격
“총든 남성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올라가”
신고에도 대응 부실… “경호 실패” 지적
13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의 용의자가 펜실베이니아주 베설파크에 거주하는 20세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크룩스는 유세장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지역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실베이니아주 공개 법정 기록에 반영된 범죄 이력은 없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비영리 단체로부터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등록 기록을 확인한 결과 용의자인 크룩스는 등록된 공화당원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지만 2021년 민주당의 기부 플랫폼을 통해 진보 성향의 유권자 단체에 15달러(약 2만원)를 기부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FBI 피츠버그 사무소의 케빈 로젝 요원은 이번 총격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규정한다며 아직 동기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크룩스의 아버지 매슈 크룩스는 CNN방송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며 “법 집행 기관과 이야기하기 전까지 (아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크룩스는 AR-15 계열 반자동 소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R-15 계열 소총은 군용 총기인 M-16을 민수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대량살상을 노리는 총기 난사범들이 자주 사용하는 총기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총격범은 유세장 밖 건물 지붕에서 총을 겨눴다. CNN방송은 총격이 벌어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크룩스의 거리가 불과 400∼500피트(120∼150m)였다고 분석했다.

총격 사건과 함께 유세 현장에서의 ‘경호 실패’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유세장 밖에 있던 시민 그레그 스미스는 영국 BBC방송에 총을 든 남성이 “건물의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 올라갔다”며 목격자들이 지붕 위 용의자를 가리켰지만 경찰과 비밀경호국이 즉시 대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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