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전회서도 해법 마련 어려울 듯
다변화 속도 내되 위험관리도 중요
세계의 공장 중국의 ‘성장 엔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어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5.3%뿐 아니라 시장 전망치 5.1%에도 한참 밑돈다. 중국 당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없이는 ‘바오우(保五·5%대 성장률 유지)’가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든다. 바오우 실패는 중국을 중진국 함정에 빠트려 지난해 출범한 시진핑 3기 체제마저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저조한 성장률은 부동산 침체와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 심화로 공급망 배제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6월 신규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4.5% 떨어졌고 부동산 투자도 올 상반기 10% 이상 줄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2%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3.3%)를 밑돌았다. 한때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4분의 1가량 차지했던 부동산의 위기는 단숨에 해결하기 어렵고 지방정부 부채, 인구 감소 등 악재가 수두룩하다. 산업 생산과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지만 올 하반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부과로 전망이 어둡다. 중국 공산당이 어제부터 나흘 일정으로 향후 경제정책을 제시하는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 돌입했지만, 재정여건 악화로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는 힘들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여전히 한국 기업 가치사슬의 핵심파트너라며 한국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대중 무역축소 등을 꼽았다. 지난해 대중 수출이 확 줄었다지만 그 비중은 여전히 20%에 달한다. 핵심원자재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는 19%로 주요국(9%)의 두 배를 웃돈다.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소성 광물 의존은 아직 절대적이다.
차이나 쇼크는 현실화된 지 오래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처음 181억달러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적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광물 공급망의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호주와 캐나다, 칠레,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하는 게 급선무다. 수출시장도 인도, 베트남 등 아세안, 중동, 호주 등으로 서둘러 다변화해야 한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간 갈등과 대립은 더욱 심화할 텐데 유연하고도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이고 다층적인 접근을 통해 미국과 첨단기술 연대를 강화하되 중국시장도 챙기는 실사구시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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