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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정 사료’ 1년 이상 먹은 고양이들 “충격적인 결과”

입력 : 2024-07-17 22:00:00 수정 : 2024-08-12 13: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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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이상無”
동물병원에서 검진 받고 있는 고양이. 문제라고 지적된 (특정) 사료를 약 2년간 급여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묘연이 최근 두 달 사이 고양이 200여 마리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폐사했다며 사료를 원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이른바 ‘특정 사료’로 지목된 사료를 1년 이상 먹였어도 “문제가 없다”는 검사 결과가 17일 나왔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인 불명의 폐사는 ‘해당 (특정) 사료’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일보가 앞서 진행한 실험 결과에서도 이날까지 특정 반응이나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당시 ([단독] “우린 ‘특정 사료’ 먹입니다” 문제 사료 단독 입수, 직접 먹여보니) 문제로 지목돼 회수·보관 중인 특정일 생산 사료를 임의로 골라 지난달 28일부터 반려묘 10마리에게 급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실험에 앞서 동물병원을 찾아 정밀검사(X-Ray, 혈액, 소변 등)를 받았고 모두 ‘이상 없음’ 소견을 받았다. 그 결과 이날(17일) 까지 문제 또는 이상 증상이 나타난 고양이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관련 기사 보도 후 일각에서 “급여 기간이 짧다”고 지적하며 의문을 제시했다.

 

이에 세계일보는 문제의 사료를 1~2년 이상 급여 중인 가정과 함께 동물 병원을 찾아 건강 등 진단을 받고 상태 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신경·근육병증상 등 “건강에 이상 없음” 소견을 받았다.

 

반려묘에게 급여한 사료(지난 1~4월 생산된 제품)는 논란 발생 전부터 공장 대표를 시작으로 고양이를 키우는 전 직원이 사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정성을 위해 인터뷰에서 제외됐다.

 

신경·근육병증상은 △구토 △고열 △기립 저하 △기립 불능 △근색소뇨(근육 세포 파괴로 붉은 소변을 보는 것) 등을 나타낸다.

 

또 특정일 이후 생산된 사료(5월 이후)를 같이 급여했지만 역시 이상 증상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검사에 참가한 한 가구는 이날 세계일보에 “약 1년 반 전부터 해당 사료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증상은 없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급여를 중단했을 것이다.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충격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 죽은 아이들(고양이)도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 원인이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다른 반려묘 가정은 “가족으로 생각하는 고양이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슬플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많이 걱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집 고양이에겐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사료 외에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닐지 의심해 본다. 사료가 문제였다면 장기간 급여한 우리 집 고양이에게도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업체 측은 이런 결과에 대해 “농식품부와 여러 검사기관에서 최고수준의 분석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한 ‘가장 안전한 사료’라고 자부한다”며 “그만큼 품질에 자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료관리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우리 사료는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미국 농무성(USDA) 인증을 받아 미국에도 수출한다”면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당사를 문제 삼은 만큼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사료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사건의 쟁점을 흐리고 있다”면서 “쟁점은 고양이들의 사인이다. 하지만 근거 없이 사료가 문제라고 주장한 일부 단체 때문에 진실을 규명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동물병원을 통해 보낸 사료를 대상으로 유해물질(78종), 바이러스(7종), 기생충(2종), 세균(2종) 등을 검사했고, 모두 ‘적합(또는 음성, 불검출)’ 판정을 내렸다.

 

특히 “사료를 먹고 폐사했다”는 주장에 따라 농식품부는 부검이 의뢰된 고양이 10마리에 대해 바이러스 7종, 세균 8종, 기생충 2종, 근병증 관련 물질 34종, 유해물질 859종(농약 669종, 동물용 의약품 176종, 쥐약 7종 등) 등을 검사했지만, 모두 ‘음성’으로 판정했다. 사료와 고양이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태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료관리법상 지정한 유해물질을 포함하여 바이러스, 세균 등 11종 검사를 진행한 결과 고양이 사망과 사료와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과 관련하여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사료 외 다른 요인들도 추가 검토 및 논의 중”이라며 “정부는 수의사회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며 “수집된 사례를 통해 전문가 등과 추가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료 검사에서 유해물질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수의사들도 확신은 없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피해묘 검사 결과 원충성 질병은 음성이었다. 원인 자체를 모르기에 최대한 정부 요청에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직 일부 가정에서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최소 두 배 이상 비싼 외국 브랜드 사료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 고양이 사료에 대한 오해로 인해 업체 측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불필요한 불안과 지출이 늘어나는 등의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일보는 업체 측과 함께 사료의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는 대학수의학과에서 진행되며 고양이 20마리를 대상으로 문제로 지적된 특정 사료를 급여해 건강상태 등 학술적으로 사료의 안정성을 최종 검증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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