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는 “문재인의 국정원, 윤석열의 국정원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 사건을 두고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문제를 지적한 대통령실 입장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하늘 보고 침 뱉기”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도끼로 자기 발등 찍은 것이고 아주 바보짓을 했다”며 이처럼 날을 세웠다. 이처럼 말하기 전, 박 의원은 “한미 정보동맹이 굳건한데 미국 정보 당국에서 수미의 이러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사전에 우리 정보 당국과 공유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수미 테리는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정원 간부의 요청으로 전·현직 미 정부 관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했으며, 그 대가로 명품 핸드백과 연구활동비 등을 받은 혐의다. 지난 16일 기소된 수미 테리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수미 테리가 FARA 위반을 모의한 혐의와 FARA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며, 각 혐의에 최대 5년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FARA는 현지에 거주하는 사람이 외국 정부나 외국 기관의 이익을 위해 일할 경우 스스로 그 사실을 미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직자는 외국을 위해 일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지만, 일반 시민은 직업의 자유 차원에서 외국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데 제한이 없다. 다만, 해당 사실을 미리 신고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국정원 요원의 활동상이 구체적으로 노출된 사건을 두고 모두 문재인 정부 시절 일어난 일들로 관련자 감찰과 문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었다. 지난 18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정원 요원이 노출된 부분에 대해 정부 차원의 감찰이나 문책이 진행 중인가’라는 질문에 “감찰이나 문책을 하면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을 감찰하거나 문책해야 할 상황”이라며 “좋은 지적이고,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 요원이) 사진에 찍히고 한 게 다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고 국정원에서 전문적인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다 쳐내고,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로 채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도 설명했다.
이러한 대통령실 입장에 박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하지하책”이라고 쏘아붙였다. 미국 검찰의 수미 테리 기소는 미 실정법 위반 혐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미국의 공공정책담당자들에게 법을 준수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인 만큼 기소 내용에 우리나라 정치권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면서다.
이 대목에서 박 의원은 “문재인의 국정원, 윤석열의 국정원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국정원을 갈라치기 해서 정보 역량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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