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사기 북돋우며 맹활약 펼쳐
심판 ‘구두 주의’ 받는 해프닝도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대표팀의 막내 김제덕(20·예천군청)이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이어 파리에서도 ‘파이팅 보이’로 맹활약했다. 파리의 하늘을 울린 김제덕의 ‘파이팅’ 소리는 팀의 사기를 북돋우며 금메달 획득의 원동력이 됐다.
김제덕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김우진(32·청주시청), 이우석(27·코오롱)과 함께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일본, 중국, 프랑스를 연이어 꺾으며 3경기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경기력 못지않게 팀을 향한 열정적인 응원에서 빛을 발했다.
“파이탱(팅)!”을 외치는 김제덕의 우렁찬 목소리는 꽉 찬 관중의 함성 속에서도 또렷이 들렸다. 김우진은 “김제덕 선수와 함께하면서 긴장이 신나는 감정으로 바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우석도 “같이 파이팅을 외치면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제덕의 열정에 잠시 제동이 걸릴 뻔한 해프닝도 있었다. 8강전에서 일본 선수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심판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것. 이에 김제덕은 “다음 올림픽에선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걱정했지만, 대한양궁협회 측은 “공식 경고가 아닌 구두 주의”라고 해명했다.
김제덕은 이후 치뤄진 중국과의 준결승,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는 팀 동료들을 향해 몸을 돌려 파이팅을 외쳤다. 김제덕은 “우리 쪽만 바라보고 파이팅을 외쳐도 충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 경기가 끝나면 목이 쉬어 인터뷰도 힘들어하던 그가 결승전이 끝나고 멀쩡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것을 보면, 다소 조심스러워진 모습이었다.
‘제덕쿵야’ 김제덕의 열정은 양궁 팀을 넘어 한국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남자 단체전을 치르기 전에 종합 순위를 살펴봤더니 도쿄 올림픽보다 상당히 좋았다”면서 “대한민국이 모두 힘을 내고 있다는 생각에 저도 힘이 났다”고 말했다.
김제덕은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김우진, 이우석과 이번엔 개인전 메달을 놓고 겨룬다. 한국 시간으로 8월1일 오전 2시16분에 김제덕의 첫 개인전 경기가 열린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같은 날 다음 라운드가 이어진다. 이후 8월4일 오후부터 1/8 파이널, 준준결승, 준결승이 연이어 열리며, 최종 결승전은 같은 날 밤 9시46분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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