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라면 국회 안 대화·타협 어려워
대통령이 여지 안 두면 대화의 공간 닫혀”
우원식 국회의장은 30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방송4법 관련 “거부권 행사에 대해 신중하게 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방송4법은 여당 주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으로 장장 엿새에 걸쳐 처리된 터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방송4법 처리가 마무리된 뒤 산회 전 발언을 통해 “민심을 이기는 어떤 정치도 없다. 민심을 쫓으려면 국민의 선택한 국회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타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용기와 결단을 요청한다. 삼권분립된 대한민국 입법부의 오랜 토론을 통해 결정된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신중하게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우 의장은 방송4법 상정 전 제안한 중재안이 거부당한 데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이대로라면 국회 안에서 대화와 타협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회는 서로 다른 세력 간 대화와 토론의 장이다. 여야 정당만이 아니라, 정부·여당과 야당이 대화하고 타협하는 장이 돼야 한다. 그것이 협치의 본질이고 의회민주주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장의 중재안은 그 대화와 타협의 프로세스였다. 그런데 의회민주주의를 하기 위한 그 절차조차 정부·여당에 의해 거부됐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삼권분립 대통령제에서 권한은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다. 권한이 큰 쪽이 여지를 두지 않으면, 대화와 타협의 공간은 닫힌다. 더 격한 대립과 갈등만 남는다”며 “대통령실이 입법부 수장의 제안마저 큰 고민 없이 거부하는데 다른 어디서 갈등을 중재하려 나설 수 있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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