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은 지난해 4월 오리지날과 허니콤보, 레드콤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19% 인상됐고,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15% 올랐다. 교촌치킨은 당시 업장에서 사용하는 9~10호 닭고기 1㎏의 단가가 최대 5308원까지 치솟아 부득이하게 출고가를 조정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년 3개월이 지난 현재도 닭고기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히려 더 떨어졌다.
3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생닭 10호(약 1kg) 평균 도매 가격은 1년 전보다 15% 가량 내린 3330원이다. 지난 4월 3800원과 비교해도 12% 낮아졌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5월호 육계관측’에 따르면 올해 육계 산지 가격은 지난해 대비 1월 15.6%, 2월 12.2%, 3월 32.1%, 4월 24.5%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생닭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도축 마릿수가 전년 대비 약 4.4% 증가한 6956만~7097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말복(8월 14일)이 있는 다음 달 도축 마릿수도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닭고기 가격은 하락세인데 치킨 가격은 떨어질 지 모른다. 덕분에 치킨업계 실적은 좋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원성은 높다.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치킨 가격이 배달료 포함해 3만원대 육박하기 때문이다.
치킨 가격 인상은 치킨 ‘빅 3’중 하나인 교촌치킨이 촉발시켰다. 지난해 4월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린 교촌치킨의 실적은 크게 향상됐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44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248억원)은 181% 늘었고, 당기순이익(128억원)은 159% 증가했다. 올해 1분기도 순항하고 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119억원)은 104%, 당기순이익은(78억원)은 74% 각각 증가했다.
교촌치킨이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촌치킨에 이어 bhc치킨은 지난해 12월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85개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렸다. bhc치킨은 지난해 5월 순살 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교체했다. 브라질산 냉동 닭고기 가격은 국내산 닭고기의 3분의 1 내지 반값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bhc는 지난해 169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BBQ는 ‘빅 3’ 중 가장 늦게 가격을 올렸다. 올해 5월 총 110개 판매 제품 중 23개 제품의 소비자 권장 판매 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교촌치킨 보다는 1년, bhc치킨에 비하면 6개월 늦게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정부가 BBQ에 대해서만 가격통제에 나선 탓이다.
치킨 업계가 시차를 두고 모두 가격를 올리면서 치킨값 ‘3만원 시대’가 코 앞에 다가왔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오를 때 올린 치킨값이 닭고기 가격이 하락해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치킨 업계의 실적이 좋아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치킨업계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하락세에 있지만, 다른 식재료와 인건비, 배달료 등이 크게 올라 현재의 가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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