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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종주국 프랑스의 일방적 응원과 야유도 ‘新 어펜져스’를 막을 순 없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 결승 진출하며 은메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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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1 00:53:56 수정 : 2024-08-01 00: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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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은 프랑스를 종주국으로 한다.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구호인 ‘알레‘(Allez), 타임을 요청할 때 쓰는 ‘알트’(Halte), 공격을 뜻하는 ’아따끄’(Attaque), 수비를 뜻하는 단어 ‘빠레’(Paré) 등 모든 용어가 불어인 이유도 프랑스가 종주국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펜싱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열띤 응원과 매서운 야유는 매 경기 계속 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준결승에서 한국 구본길이 프랑스 세바스티앵 파트리스를 상대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현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한국과 프랑스의 준결승전에서도 프랑스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야유는 계속됐다. 

 

프랑스의 일방적 응원은 전날 효과를 봤따. 피해자는 한국이었다. 국제펜싱연맹 팀 랭킹 2위의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단체전 8강에서 프랑스에 31-37로 패해 메달 가능성이 사라졌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던 여자 에페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였으나 '종주국' 프랑스의 저력에 고개를 떨궜다. 홈 관중들이 조성한 일방적인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는지 초반부터 굳은 표정으로 나선 에페 대표팀은 전환점을 만들지 못하고 계속 끌려가다가 패했다.

 

이날도 프랑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비슷한 방식으로 이집트를 제압했다. 대한펜싱협회가 특히 껄끄러운 팀으로 지목할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이집트지만, 삼색기를 흔들며 함성을 내뱉는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해 프랑스 선수들은 힘을 냈다. 결국 45-41로 이기고 준결승에 올라왔다. 

구본길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준결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오상욱과 교체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남자 사브르 단체전 세계랭킹 1위인 한국에는 프랑스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야유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 오상욱, 박상원(이상 대전광역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도경동(군국체육부대)으로 꾸려진 한국 대표팀은 프랑스를 45-39로 격파하고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맏형‘ 구본길은 프랑스의 열띤 응원을 반대로 ‘역이용’하기도 했다. 3라운드에서 불라티 아피티가 자신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말려들어 평정심을 잃자, 구본길은 더욱 도발적인 세리머니로 좌중을 자극했다. 14-7로 달아나는 점수를 내자마자 무릎을 꿇고 양팔을 활짝 벌려 기쁨을 표현한 구본길은 한 점을 더 낸 후에도 양팔을 쫙 뻗은 채 포효했다. 그러자 프랑스 관중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야유를 쏟아냈으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구본길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준결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쥐고 있다. 뉴시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구본길은 상대 관중들의 응원이나 야유에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더 심판을 자극하는 것이라 우리 쪽으로 분위기를 끌고 오는 계기이기도 했다”며 “심판도 흔들릴 수가 있는데, 오히려 더 냉정하게 잡아주더라. 우리한테 더 좋았다”고 말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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