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술을 그렇게 먹냐” 80대 모친 핀잔에…흉기로 협박한 50대 아들, 1심 실형

재판부 “죄질이 매우 무겁다”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고령자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도 명령

핀잔을 했다는 이유로 어머니에게 욕을 하고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 50대 아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지난 19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특수존속협박)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고령자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도 명령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A씨는 지난 5월4일 오전 1시쯤 어머니 B(82)씨의 집을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잠을 자던 B씨를 깨우자 B씨는 “정신 좀 차려라, 날마다 술을 그렇게 먹냐”는 등 핀잔을 했다고 한다.

A씨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나 흉기를 들고 와 B씨에게 욕을 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폭력재범)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지난 4월 형 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소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 외에도 A씨는 특수존속협박죄, 존속협박죄 등으로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2회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새벽에 고령의 모친을 상대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고 피해자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방법과 내용에 비춰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A씨의 범죄 전력에 대해서 “피고인은 실형을 포함해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직전 범죄로 출소하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범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공판기일에도 직접 출석해 자책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피고인을 선처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피고인과 검찰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성폭력·디지털성범죄·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여성긴급전화1366(국번없이 ☎1366)에 전화하면 365일 24시간 상담 및 긴급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김경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