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해를 입은 북한에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전격 제안했다.
박종술 대한적십자사(한적) 사무총장은 1일 서울정부종합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최근 신의주 등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북한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북한 주민들에게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먼저 폭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은 북한 주민들이 처한 인도적 어려움에 대해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견지에서 북한의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다”며 “지원 품목, 규모, 지원 방식 등에 대해서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와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는 수해 지원과 같은 긴급 사안과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정부의 대북 인도적 접촉 창구다. 지원에 소요되는 예산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집행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한적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해 상황을 인지한 뒤부터 정부와 한적 간에 긴밀하게 소통해오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까지도 수해를 입은 북한에 인도적 지원 제안이나 위로 표명을 할 계획이 있는지 질문에 “현 단계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상황을 주시하겠다“고만 했다.
이 당국자는 “품목이나 규모와 같은 구체적 상황은 북측과 협의해 결정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이재민에게 긴급히 필요한 비상식량, 의약품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했다.
대북접촉 방식 관련 “대면 협의, 서면 협의, 재외공관 등 제3국에서의 협의 등 모든 방식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 연락 채널이 모두 단절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제안은 언론을 통한 공개 제안 형태가 됐다.
이번 제안은 윤석열정부의 두번째 대북 인도적 지원 제안이다.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16일 코로나19 방역 지원 의사를 밝히고 실무접촉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응답하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대북 수해 지원은 총 4차례, 1297억원 상당 물품 지원이 이뤄졌다. 2005년 2억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2006년 800억원 상당의 쌀, 구호물품, 자재장비 등을 지원했다. 2007년 423억원 상당의 구호물품과 자재장비 등을 지원했고 2010년 72억원 상당의 쌀과 컵라면, 시멘트 등 수해지원을 했다.
2011, 2012년에도 우리 정부는 수해 지원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거부해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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