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의 일반물품 배송정보가 결제대행업체(PG사)에 전해지면서 소비자 환불이 본격 개시됐다. 다만 규모가 큰 여행·상품권 등은 배송 파악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원도 티메프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분쟁 절차에 돌입했다. 인터파크커머스 등 큐텐그룹의 계열사들은 독립경영을 위한 매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PG사, 배송관련 정보 받아 환불 개시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위메프는 전날 오후 PG사에 상품권·여행상품을 뺀 일반물품 배송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 티몬도 이날 오전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
앞서 티메프와 계약을 맺은 11개 PG사는 금융당국의 지도를 받아 지난주부터 결제 취소절차에 돌입했으나 배송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실제 환불로 이어지지 못했다. PG사는 이날부터 배송정보 확인 후 고객 환불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티메프는 여행상품과 상품권에 대해서도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여행상품은 앞서 개별 여행사가 일부 피해를 소비자에게 선제 보상해준 바 있어 정확한 파악에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프가 PG사에 전송한 일반물품 배송정보는 약 3만건(18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티몬도 이와 비슷할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PG사들은 이번 환불로 떠안을 손실 규모를 5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소비자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환불을 못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집단 분쟁조정 신청을 받은 결과 오후 4시 기준 1732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청 대상은 티메프에서 여행·숙박·항공권을 사고 청약 철회, 판매자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대금 환급을 요청하려는 소비자다. 소비자원은 티메프와 관련해 가장 많은 상담이 몰린 여행 관련 상품부터 피해자를 모집하기로 했다.
집단 분쟁조정을 진행하려면 물품 등으로 인한 피해가 같거나 비슷한 유형으로 발생한 소비자 수가 50명 이상이고 사건의 중요한 쟁점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공통돼야 한다.
소비자원은 여행상품 판매자와 중개 플랫폼인 티메프도 당사자로 보고 대규모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집단 분쟁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티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인터파크커머스는 모 그룹 큐텐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 경영을 하기 위해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객과 판매사(셀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회사를 살릴 방안을 고민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큐텐그룹에 묶여 도미노처럼 상황이 악화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건전한 회사조차 견디기 어려울 지경이 됐다”며 “최대한 많은 판매자를 구제하려면 독자 경영이 필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인터파크커머스는 인수를 희망하는 두 곳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독자 경영을 위해 피인수 직후 큐텐테크놀러지로 넘어간 자사 핵심 재무인력을 다시 데려오는 한편 회계 시스템도 계정을 분리해 운영할 계획이다.
◆ 2분기 온라인 해외 직구 2조원 돌파
올해 2분기 온라인 해외 직구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다. 저가 제품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한 거래가 늘면서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4년 6월 온라인쇼핑 동향 및 2분기 온라인 해외직접 판매·구매 동향’에 따르면 2분기 해외 직구는 2조149억원 규모로 작년 동기 대비 25.6%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해외직구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1조2373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보다 64.8% 급증했다. 알리·테무 등을 통한 거래가 활성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체 해외 직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1.4%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1년 새 14.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미국 직구액은 9.2% 줄어든 4249억원을 기록했다. 일본은 16.4% 늘어난 1346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역직구’는 감소했다. 2분기 온라인 해외직접 판매액은 448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7% 줄었다. 2023년 2분기(-4.7%) 이후 4개 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미국(34.1%) 등에서 증가했지만 중국(-17.3%)과 일본(-19.4%) 등에서는 줄어들었다.
2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0조7372억원으로 8.6% 늘었다. 음·식료품(15.2%)과 여행·교통서비스(9.9%), 농·축·수산물(23.3%) 등에서 증가했다.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 구성비는 음·식료품이 13.8%를 차지해 가장 컸다. 이어 음식서비스(11.5%), 여행·교통서비스(10.8%) 순이었다.
지난달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683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7.8% 증가했다. 음·식료품이 11.9% 증가했고, 배달 주문이 늘면서 음식서비스도 12.5% 늘었다. e쿠폰서비스도 27.1%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4조9554억원으로 1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덕분에 모바일 거래액 비중은 74.5%로 1.6%포인트 올랐다.
◆ 한은, 10월 금리 인하 나설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 기대감도 더 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다음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면서 “경제가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다만 한 번에 0.5%포인트를 인하(빅스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지금 당장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14개월 만에 첫 방향 전환이 된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연준이 9월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한은 역시 10월 또는 11월에 피벗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 연준은 9월 첫 인하를 시작해 연내 0.25%포인트씩 두 번, 한은은 10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인하라기보다 통화 긴축적 환경을 완화하는 목적인 만큼 두 나라에서 모두 제한적 수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세와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한 환율 불안정이 걸림돌이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전월 대비 7조1660억원 불어나며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은 올해 한 차례 금리인하를 하되 10월보다는 11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은 완화되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와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커진 데다 원·달러 환율이 잘 안 떨어지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연준의 9월 금리인하 시사로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4%, 1.58%, 2.64% 일제히 뛰었다. S&P500과 나스닥 일간 상승률은 2월22일 이후 최고였다.
코스피는 장 초반 뉴욕증시 상승세 여파로 한때 2790선을 넘으며 ‘2800’ 회복을 기대했으나, 이후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2차전지 관련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2777.68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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