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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내게 너무 낯선 나 외

입력 : 2024-08-10 06:00:00 수정 : 2024-08-08 23: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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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너무 낯선 나(레이첼 아비브 지음, 김유경 옮김, 타인의사유, 2만2000원)=거식증, 우울증, 조현병, 경계선 인격 장애 등 정신적 문제에 부딪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 논픽션. 저자는 환자들의 개인적·문화적 배경, 신화, 공동체 등 다양한 앵글을 통해 인간의 정신이 황폐해지는 과정을 다룬다. 책에 따르면 정신질환은 인간의 두개골 안에서 발생하는 현상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병리적 현상은 분명 개인의 내면에서 발생하지만, 또한 우리가 주변 사람들과 맺는 관계, 우리를 둘러싼 공동체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글렌 굴드에게 듣다(글렌 굴드·조너선 콧 지음, 이석호 옮김, 경당, 1만8000원)=글렌 굴드는 한껏 웅크린 자세로 피아노를 친다. 코가 건반에 닿을 듯하다. 오른손으로 연주하며 왼손으로 지휘 동작을 하기도 한다. 피아노 음률에 맞춰 읊조리는 건 그의 전매특허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굴드를 만나 기록한 인터뷰집이다. 굴드는 가볍고 날렵한 스타일의 피아노를 고집했는데, 그런 피아노 특성에 맞춰서 구부정한 자세를 취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피아노 상태에 따라 템포를 결정했다고 말한다. 피아노를 수리했을 때는 소리가 무거워 평소보다 느리게 쳐야 했다고 부연한다.

유한계급론(소스타인 베블런 지음, 박홍규 옮김, 문예출판, 1만7000원)=소유의 근원적 동기를 필요가 아닌 경쟁심에서 찾은 19세기 미국 경제학자 베블런의 통찰은 21세기인 현재도 유효하다. 베블런은 이 책에서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깃든 본질적 허영을 간파했다. 유한계급을 추동하는 욕망의 작동 원리뿐 아니라 그 욕망이 초래한 구체적 현상까지 분석해 과시적 욕망에 찌든 사회상을 총체적으로 그려냈다. 고전인 이 책을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가 원전 완역본으로 선보인다.

뽕의 계보(전현진 지음, 팩트스토리, 1만6800원)=국내 마약사범 10명 중 6명 이상은 20·30대 청년이다.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2만7611명으로 전년보다 50% 넘게 증가했다. 이 책은 현직 기자가 국내 필로폰(히로뽕) 60년 역사를 다룬 논픽션이다. 여러 명의 마약왕을 인터뷰했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이 한순간도 어울린 적이 없었다. 한국 마약왕들은 제조업자에서 밀매업자로 모습을 바꾸며 살아남았다.

영화, 소리의 예술(미셸 시옹 지음, 이윤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4만4000원)=작곡가, 음악학자,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위원이자 영화 이론가인 미셸 시옹의 대표작이다. 1927년 소리의 도입은 영화제작 방식부터 영화관 같은 영화 상영의 조건에 이르기까지 영화 산업을 재정립했을 뿐 아니라, 관객이 영화를 수용하는 양상까지 크게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영상 자체가 바뀌게 됐다. 일례로 소리가 들어오면서 영화에 실제 시간이 도입됐다. 약간 빠르거나 느린 화면이 눈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 것과 달리, 귀는 왜곡된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소리에 관한 여러 주제를 제시하며 749편에 달하는 풍성한 사례들을 하나하나 검토한다.

라디오 포포프(안야 포르틴 글, 밀라 웨스턴 그림, 정보람 옮김, 다산어린이, 1만6000원)=아홉 살 소년 알프레드는 늘 혼자다. 엄마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아빠는 늘 집을 비워 알프레드를 배고픔과 외로움에 시달리게 한다. 그러던 어느 밤 알프레드는 밝은 귀를 지닌 괴짜 사과 정원지기 아만다를 만나고, 아만다의 집에서 러시아 물리학자 포포프가 설계한 오래된 라디오 송신기를 발견한다. 그리고 아만다와 알프레드는 이 송신기를 이용해 비밀 심야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다. 어른들에 의해 방치된 외로운 아이들이 심야 라디오 방송을 통해 변화를 꾀하는 모험담을 그린 동화다. 2020년 핀란드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캣 패밀리 뮤지엄(루시 브라운리지 글, 서은영 그림, 에디시옹장물랭, 2만9900원)=주말을 맞아 고양이 가족들이 나들이를 떠나기로 한다. 장소를 정하는 게 쉽지 않다. 그때 할머니 고양이가 신문에서 박물관 개관 소식을 본다. 이 책은 아기 고양이들이 박물관의 여러 전시관을 방문해 흥미로운 탐험을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접힌 부분을 펴서 보는 형태인 ‘플랩북’으로, 140곳의 비밀의 문을 들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아시아 전시관 부분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한복을 한 페이지 가득 넣었다. 그림을 그린 서은영 작가는 영국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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