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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과충전 방지 장비 설치…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 추진

입력 : 2024-08-11 19:20:00 수정 : 2024-08-11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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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2일 긴급 대책회의

완속 충전기 대부분 충전 차단 안 돼
화재 취약… 설치 지원 강화 나설 듯
충전소 지상 설치 유도 방안도 논의

최근 전국 각지에서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며 ‘전기차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12일 긴급회의를 시작으로 안전 대책 마련에 착수한다. 회의에서는 전기차 충전소의 지상 설치 유도, ‘과충전’을 막을 수 있는 장비 보급, 배터리 제조사 공개 안건 등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12일 환경부 차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긴급 점검회의’가 열린다.

10일 서울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전기차 충전시설 화재안전 매뉴얼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핵심 안건은 전기차 충전기에 과충전 방지 장비를 설치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상당수가 충전이 다 끝났음에도 전류가 계속 공급되는 등의 이유로 배터리에 발열이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어서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공동주택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24만5435대 중 완속충전기가 24만1349대로 대부분(98.3%)을 차지했다. 근린생활시설의 경우도 충전기 5807대 중 4093대(70.5%)가 완속충전기였다.

이 같은 완속충전기에는 대부분 과충전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반면 급속충전기는 전기차 배터리 충전량이 80% 정도가 되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통해 충전상태를 인지하고 스스로 전력을 차단한다. 전기차 자체에도 대부분 과충전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지만 충전기에도 같은 기능이 있다면 과충전을 이중으로 방지할 수 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과충전 방지 등 화재예방 기능을 부착하는 충전기에 보조금 40만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보급은 미미한 상황이다.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전기차량 화재용 질식소화덮개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충전기를 지하가 아닌 지상에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충전기가 설치된 지하주차장은 내화구조 건축 및 CC(폐쇄회로)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또 새로 건축허가를 받는 건물은 지하 3층까지만 충전기를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하의 경우 화재 발생 시 최초 발견이 쉽지 않고, 연기 등의 배출도 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화도 어렵기 때문에 지하 충전기 설치를 막자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정부는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 및 성능 정보 등의 공개도 추진할 방침이지만, 자동차 제조사나 배터리 제조사 측에서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꺼리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소방청은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간격을 기존 2.3m에서 2.0∼2.1m로 좁혀 더 많은 양의 물을 분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프링클러의 민감도를 높여 조기 진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밖에 질식소화 덮개, 이동식 소화수조 등 전기차 화재진압을 위한 전용 장비를 보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회의 및 관련 업체와의 논의 등을 거쳐 내달 초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정우·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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