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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주름잡은 원로 주먹… ‘신상사파’ 신상현 별세

입력 : 2024-08-12 06:00:00 수정 : 2024-08-12 00: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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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왕성한 활동
빈소에 남성 50여명 도열

1970년대 서울 명동 일대를 주름잡았던 원로 주먹 신상현씨가 10일 오전 5씨쯤 세상을 떠났다. 향년 92세.

 

6·25 당시 대구 특무부대에서 1등 상사로 근무한 경력 때문에 ‘신상사’라는 별명을 얻은 신씨는 1954년 대구에서 상경한 뒤 명동 중앙극장 옆에 폭력 조직을 꾸렸다. 종로 우미관의 김두한, 명동 시공관의 이화룡, 종로파 이정재 등이 활동하던 시기다. 1958년 ‘충정로 도끼 사건’으로 1년6개월간 옥살이를 했고, 1960년대 조직을 재건해 1970년대 명동을 장악했다.

 

월간중앙 한기홍 기자는 신씨의 회고록 ‘주먹으로 꽃을 꺾으랴(2013)’에서 신씨가 “탁월한 발차기 실력, 번개 같은 선제공격, 단호하고 과감하게 상대의 눈을 순식간에 찌르며 급소를 가격하는 능력이 출중”했다고 묘사했다. 당시는 회칼 등의 무장 조직 폭력배가 등장하기 전으로, 오히려 흉기 사용을 부끄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마산의 전설적인 주먹 구달웅, 서순종 전 세기프로모션 회장 등이 그의 아래서 일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신씨는 일본 야쿠자 조직과 함께 관광호텔 카지노를 운영해 수입을 올렸지만 마약과 사채, 유흥업소 관리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1990년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벌였을 때도 신상사의 명동 조직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씨는 수입 자동차 사업을 하다 2004년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1억57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11일 신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은 전국에서 모인 조문객들로 북적였다. 식장 앞에는 완장을 찬 남성 50여명이 도열해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 입구에는 가수 설운도·태진아 등 각계 인사들이 보낸 근조화환 100여개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분향실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등이 보낸 조기도 있었으나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철거됐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복경찰을 장례식장 주변에 대기시켰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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