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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천왕봉 아래 오롯이 새긴 의병의 ‘독립 염원’

입력 : 2024-08-14 06:00:00 수정 : 2024-08-13 19: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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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가로 4m 392자 글 발견
“일제 물리쳐 빛나는 세상 오길”

지리산 천왕봉 인근 바위에서 일제 지배를 물리치고자 하는 의병의 염원이 담긴 100년 전 글이 발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의 힘을 빌려 일제를 물리치고자 하는 의병의 염원을 새긴 바위글씨(石刻)를 지리산국립공원 천왕봉 바로 아래에 위치한 바위에서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바위글씨는 권상순(1876~1931) 의병장의 후손이 2021년 9월에 발견하고 국립공원공단에 지난해 11월에 조사를 요청해 실체가 확인됐다.

 

지리산 천왕봉 인근 바위에서 일제 지배를 물리치고자 하는 의병의 염원이 담긴 100년 전 글이 발견됐다고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 13일 밝혔다. 바위에 새겨진 글은 구한말 문인 묵희(墨熙, 1875~1942)가 지은 것으로, 1924년 새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공단 연구진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이 바위글씨 전문을 촬영하고 탁본과 3차원 스캔 작업을 통해 기초조사를 했다. 글은 자연석 바위에 가로 4.2m, 세로 1.9m 크기로 392자가 새겨졌다. 전국의 국립공원에서 확인된 근대 이전의 바위글씨(194개 추정) 중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해발 1900m대)해 있고 글자수도 가장 많다.

연구진은 바위글씨의 글자가 마모돼 전체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워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최석기 부원장과 한학자 이창호 선생에게 판독을 의뢰했다. 바위에 새겨진 글은 구한말 문인 묵희(墨熙, 1875~1942)가 지은 것으로, 1924년 새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바위글씨를 번역한 최석기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부원장은 “천왕(天王)을 상징하는 지리산 천왕봉의 위엄을 빌려 오랑캐(일제)를 물리쳐 밝고 빛나는 세상이 오기를 갈망하면서 나라를 빼앗긴 울분을 비분강개한 어조로 토로한 것이 석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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