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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집값에 수도권 주담대 한도 줄인다

입력 : 2024-08-21 06:00:00 수정 : 2024-08-21 02: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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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핀셋 규제 내용·배경

비수도권은 1300만원 깎여
2단계 DSR 지역별 차등 적용

서울 신축아파트값 최대 폭등
2분기 가계빚도 1896조 ‘최대’
집값 상승 주도 수도권 조이기

집값 전망은 34개월 만에 최고
전문가 “가격 상승 억제 회의적”

금융당국이 역대 최대치로 불어난 가계빚 관리를 위해 다음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수도권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는 차주에 따라 수천만원씩 줄어들 전망이다. DSR은 대출자의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 대출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를 넘지 못한다. 기존 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DSR 금리가 가산되면 원리금 상환액이 커져 그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이 같은 대출 규제가 집값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연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은행에서 연 4.5% 변동금리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현재는 1단계 스트레스 DSR 금리(0.375%포인트)가 적용돼 최대 3억15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같은 기준으로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적용되는 9월부터는 수도권은 2억8700만원, 비수도권은 3억200만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스트레스 금리가 수도권은 1.2%포인트, 비수도권은 0.75%포인트 각각 적용되기 때문이다.

 

연 소득 1억원인 차주가 수도권 주택을 담보로 하면 현재 최대 6억3000만원의 대출이 나오지만 다음달부터는 5억7400만원으로 5600만원 줄어든다. 같은 기준으로 비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2600만원 감소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하더라도 DSR 37∼40%의 차주에 한해 대출 한도 축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정금리 주담대는 스트레스 금리의 일부분(30∼60%)만 반영됨에 따라 실수요자의 불편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대 가계빚… 수도권 조이기

 

금융당국이 이처럼 수도권 ‘핀셋’ 규제에 나선 이유는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서울·경기 지역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어서다.

 

이날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는 10만3175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하반기(10만7921건) 이후 다섯 반기 만에 6개월 기준 10만건대를 회복한 것으로, 저점이었던 2022년 하반기(3만3891건)에 비해 3배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매매는 13만3199건에 그쳐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하반기 29.61%에서 올 상반기 43.65%로 상승했다.

 

특히 공급 절벽에 신축 아파트가 인기를 끈다. 지난달 서울에서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2.34%로 전체 상승률(1.19%)의 2배에 육박했다. 이는 신축 아파트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도 이번 조치의 배경이 됐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보다 13조8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다. 앞서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8조2000억원)에 이어 3분기(+17조원), 4분기(+7조원)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1분기 들어 고금리 기조에 3조1000억원 줄어들었다가 이번에 다시 뛰어올랐다.

 

특히 가계대출은 2분기 말 잔액이 1780조원으로 전 분기 말(1766조4000억원)보다 13조5000억원 불어났다. 주담대(2분기 말 잔액 1092조7000억원)가 같은 기간 16조원이나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일각선 대출 규제 실효성 지적

 

금융당국의 수도권 가계대출 규제에도 하반기 주택가격의 추세적인 상승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8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집값이 폭등했던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치다. 1년 후 전망을 반영하는 이 지수는 기준치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더 크다는 의미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경영학)는 “수도권 주담대 스트레스 금리 상향은 적절한 조치로 수요 억제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다만 하반기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를 대출 금리가 따라잡지 못해 결국 수요 억제가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정부가 직접 ‘디딤돌’ 대출 등 초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다 집값이 오르니까 다시 규제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 것”이라며 “주택 공급은 꾸준히 하지 않고 DSR 규제로 수요를 억제한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안승진·박미영·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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