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국적 유학생을 살해한 베트남 불법체류자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구형했다.
21일 검찰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28)씨의 살인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이자 결심으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먼저 때려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택시를 타고 돌아가려는 피해자를 붙잡고 시비하다 범행한 것으로 사건 경위에 차이가 있다”며 “피해자는 타국에서 비명횡사했고, 원심 형량은 너무 낮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당시 친한 동생이 폭행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도움을 주려고 사건 현장에 갔다. 피해자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보려다가 폭행당했고, 만취 상태에서 정신이 없어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18일 오후 10시 40분쯤 강릉 한 거리에서 베트남 유학생 B(27)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당일 A씨는 강릉 한 노래방에서 일행들과 술을 먹고 먼저 귀가했다. 그 후 지인으로부터 '맞고 있다, 도와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자 흉기를 챙겨 나갔고 이같이 범행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말다툼하던 중 B씨에게 머리 부위를 맞자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2년 4월 학사 유학 비자로 입국해 군산 한 대학교에 다녔다. 체류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전국 공사 현장 일용직을 전전하며 국내에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피해자는 타국에서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고 피해자의 유가족들은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그 책임에 상응하는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선고 공판 예정일은 10월 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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