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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금융’ 상품 재테크 성과는 미미 [심층기획-기후변화 우리 삶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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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21 18:30:44 수정 : 2024-08-21 22: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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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테마 ETF 2024년 -9%대 수익률
전기차 화재로 이차전지 ETF도 부진
녹색채권은 회복세… 상장 잔액 26.8조
일각 “재난 대비 지수형 보험 활성화를”

기후변화 대응에 나선 금융권은 환경, 에너지 등과 관련된 이른바 ‘녹색금융’을 통해 기업의 친환경 투자를 뒷받침해왔다. 기업의 탄소중립 목적 달성을 위해 장기간의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전환금융’에 힘써왔다.

 

다만 개인투자자를 위한 금융상품 개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평이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종이통장 미발행, 대중교통 이용 등 친환경 활동에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녹색예금 등을 판매했으나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KB국민은행은 ‘KB 그린 웨이브(Green Wave)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환경 부문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25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억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발전소 건설자금 대출을 비롯해 제주 한림해상 풍력발전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에 성공했는데,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설비 구축·운영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21일 “2009년 정부 주도로 녹색금융이 활성화됐을 때에는 개인 고객 대상으로 고금리의 여러 상품이 나왔지만 최근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예금 금리가 낮아지고 비대면 영업으로 종이통장 등이 자연스럽게 줄면서 친환경 상품으로 유인할 요인도 줄었다”고 전했다.

 

요즘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기후변화를 테마로 한 상품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의 기후변화솔루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은 올해 들어 21일까지 -9%대 수익률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기후변화 솔루션 ETF’는 연초 대비 -9.16%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KRX 기후변화솔루션 ETF’도 -9.71%다. 화재 우려를 비롯한 전기차 수요 둔화로 친환경 테마로 분류된 이차전지 ETF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코덱스 2차전지산업 ETF’는 연초 대비 -31.81%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ACE) 2차전지&친환경차 액티브 ETF’도 -26.49%로 성과가 미흡했다.

 

기업 간 거래 중인 탄소배출권 가격은 t당 1만원을 밑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만4600원을 찍었던 ‘KAU23’ 배출권은 이날 기준 9080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녹색채권 시장은 회복세다. 6대 환경 목표(온실가스 감축·기후변화 적응·물의 지속가능한 보전·순환경제로의 전환·오염 방지 및 관리·생물 다양성 보전)에 기여하는 친환경 경제활동에 사용되는 녹색채권 상장 잔액은 이날 기준 26조8000억원으로 전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잔액(255조7000억원)의 10.5%를 차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월 1조6000억원 조달을 위해 녹색채권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5조6100억원이 몰려 흥행을 거둔 바 있다.

 

보험권 녹색상품으로는 기후변화에 대비해 보험료 일부를 국비 등으로 지원하는 정책성 보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풍수해보험,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등 주로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다.

 

일각에선 일반 소비자 특히 에너지 빈곤층이 큰 비용 부담 없이 한파나 폭염 등 기후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지수형 보험’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개발원이 지난달 국내 첫 지수형 보험인 ‘항공기 지연 보험’의 참조순보험요율(보험종목별·위험별 산업 평균 표준요율)을 내놓았지만, 아직 기후변화용 상품은 도입이 요원한 형편이다. 해외에서는 기온·강수량·강설량·지진·폭염 등과 관련해 사전에 정한 지수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소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지수형 보험이 인기다. 실손형 상품과 달리 손실을 입증하는 절차 없이 정해놓은 지수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간편하고 신속성이 높다는 장점에서다.


박미영·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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