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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이 옷 벗기고 때렸다”…‘알몸 배회’ 지적장애 9세아 충격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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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26 18:53:13 수정 : 2024-08-26 18: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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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지적장애 초등학생이 나체로 길거리를 배회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반 학생을 폭행하고 옷을 벗긴 가해학생은 “피해자가 스스로 벗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다.

 

지난 22일 MBC ‘실화탐사대’는 '알몸으로 거리에 내몰린 9세 아이, 그날의 진실은?'이라는 주제로 알몸 학폭 사건을 다뤘다. 피해 아동 A군은 7세 때 지적장애 진단을 받고 현재 언어장애를 갖고 있다.

 

제작진은 사건이 발생한 날은 지난 6월 19일 폐쇄회로(CC)TV를 통해 A군의 행적을 따라갔다. 이날 오후 1시 10분쯤 A군은 같은 반 친구 B군과 함께 하교했다. 두 아이는 B군이 다니는 학원이 있는 건물로 함께 들어가 함께 4층의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다.

 

A군이 B군과 함께 하교해 B군 학원 건물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알몸으로 나와 배회하는 모습.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화장실에 들어간 지 8분 만에 A군은 옷가지를 하나도 걸치지 않은 채로 B군과 함께 나왔다. 알몸 상태의 A군은 엘리베이터에서 눈물을 닦았고, 1층으로 내려와 손으로 몸을 가리거나 벽 쪽으로 몸을 붙이는 등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날 A군 부모는 경찰로부터 “A군이 오늘 밖에서 옷을 좀 벗고 돌아다녀서 신고가 들어왔다. A군 말로는 ○○이가 자기 옷을 뺏었다더라”라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서에서 만난 A군은 노란색 조끼를 입은 상태로 울고 있었다.

 

A군의 얼굴과 팔에는 손톱자국이 있었고, 등에도 빨갛게 부어 있었다. A군의 가방과 옷은 아이들이 들어갔던 남자화장실에서 발견됐다. 가방은 소변기 사이에 있었고, 가방 안엔 A군의 옷이 젖은 채로 들어 있었다.

 

사건 직후 경찰이 촬영한 A군 얼굴과 몸의 상처.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A군 부모는 “이걸 경찰한테 보여주자, 옷을 세탁하지 말고 보관하라고 하더라. 옷방에 따로 놔뒀는데 아이 옷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더라”라며 “아이 옷을 못 입도록 훼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군 부모는 지난달 29일 옷에 묻은 액체를 알아내기 위해 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맡긴 상태다.

 

속마음을 묻는 제작진에게 A군은 한 동급생의 이름을 계속 언급했다. A군은 “○○○ 때문에 잘 못 잔다. ○○○한테 당한 게 계속 생각 난다”며 “○○○이 맛있는 거 먹자고 해서 따라갔다. ○○○은 날 괴롭히는 친구”라고 주장했다.

 

두 아이가 화장실에 들어간 8분 사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해 A군은 “(B군이) 내 등을 10대 때리고 옷을 벗겼다. 싫었다. 옷은 B군이 가방에 넣었다.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 옷을 입고 다니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B군은 “내가 옷을 벗긴 게 아니라 A 군이 성질나서 자기가 벗었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또 B군은 교실로 가던 중 오히려 A군이 먼저 두 대나 세게 때리고 웃으면서 도망쳤다며 가해 행위를 부인했다.

 

5년 여간 A군을 지켜본 장애아동 발달센터 관계자는 “(A군에게) 옷 벗는 습성이라는 건 없다. 어떤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도 아니고 감각적으로 예민하지도 않다. 정말 조용하고 온순하고 어떤 걸 얘기하면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친구”라고 밝혔다.

 

아동심리 전문가도 “(B군의) 말이 좀 안 맞는다. (A군이 성질 나서 혼자 옷을 벗었다면) A군은 왔다갔다 하는 등 굉장히 흥분상태였어야 한다”며 “(알몸 상태로) 되게 천천히 걷는 건 당황한 모습이다. 옷을 벗은 게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또 B군에 대해 “정말 많이 염려되는 건 큰 갈등이 아닌데도 왜 그렇게 크게 반응했을까(하는 것이다). 상황을, 상대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사건 이후 A군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A군은 ‘내가 왜 폭행을 당했을까?’라고 질문하거나 잠을 못 자고 악몽을 꾸고, 어두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자해까지 이어졌다.

 

지난 9일 사건 발생 52일째 되는 날 연락해온 B군 아버지는 “학교폭력 심의위 결과가 나왔는데 (강제) 전학으로 나왔다. 저희도 이거에 대한 처벌을 받긴 받아야 하는 거고, B군한테는 아직 몇 번 더 물어보긴 할 거다”라며 “(경찰) 조사에서도 이런 결과가 떨어진다면 사과를 드려야죠”라고 말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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