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발행한 가상자산 톤(TON)의 가격이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여파로 20% 넘게 급락했다. 가상자산업계는 사생활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들어 두로프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톤의 가격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5.1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 25일 오전 2시 6.8달러와 비교하면 25% 급락했다.
두로프가 25일 프랑스 파리 북쪽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여파다. 프랑스 경찰은 텔레그램이 보안성을 강점으로 마약 밀매, 사이버 폭력, 조직범죄, 테러 조장 등에 악용되고 있지만 이를 막으려고 조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신구속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톤의 가상자산 시가총액 순위는 8위에서 10위로 밀려났다.
두로프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가상자산업계는 그를 적극 지지했다. 두로프 체포 이유는 가상자산의 기본가치인 ‘탈중앙화’에 맞닿아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가상자산업계는 일종의 암호화 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해 중앙정부의 통화정책에서 벗어난 화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나아가 텔레그램은 가상자산업계에서 업무나 홍보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메신저이기도 하다.
가상자산 트론의 설립자인 저스틴 선은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을 구축해 두로프의 석방을 요구해야 한다”며 “DAO가 만들어진다면 100만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프랑스 당국을 겨냥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은 보통 오너 리스크에 취약한 흐름을 보인다. 앞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 GPT’의 창시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발행한 월드코인은 올트먼이 전 세계 600만명의 홍채 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글로벌 규제 대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지난 3월 11달러 수준에서 이날 오후 1시 기준 1.7달러까지 하락한 상태다. 카카오가 발행한 클레이튼도 지난달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 소식에 하루 새 8% 넘게 급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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