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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의시네마트랩] 경영학자 지혜를 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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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29 23:01:05 수정 : 2024-08-29 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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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예술인 동시에 사업이고 영화 제작과 배급, 상영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으니 경제적, 산업적인 측면을 연구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과 OTT의 등장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그래서 영화업계 종사자들은 이 위기에 대응해서 스스로 타개책을 마련하려고 분투하면서도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어떤 방향을 제시해 주길 기대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5월에 있었던 한국영화학회 학술대회에 처음 온 어떤 영화제작자 겸 투자자가 학계에서 어떤 해결책을 연구해 주길 바란다는 당부에 가까운 질문을 했다. 그 투자자는 영화학회가 매년 학술대회의 대주제를 정하고 발제자를 모집한다는 것을 몰라서 그런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학자는 자기의 전문 분야가 있다. 어떤 학자는 영화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론에 관심이 있고, 어떤 학자는 영화의 역사를 주로 연구하며, 어떤 학자들은 영화 정책을 연구하기도 한다.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영화도 사회 현상 중 하나이니 영화학자들은 자기가 훈련받은 학문적 배경에서 영화에 접근한다.

앞으로 영화학회가 그런 주제를 잡고 발제자를 모집해서 전문연구자를 발굴할 수도 있고,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영화진흥위원회나 영화 관련 단체가 그런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 그 자리에서 나는 그분에게 차라리 영상산업이나 미디어산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경제학자나 경영학자들을 찾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말씀드렸다. 현재 한국의 영화학회는 규모도 작은 중소학회이고 학회 안에 경영학을 바탕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드물지만, 경제학계나 경영학계는 규모도 크고 많은 학자가 있으니 영상산업과 매체산업을 연구하는 학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 MBC의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한 배우 최민식(사진)이 극장의 영화관람료 문제를 언급했고, 이에 대해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최민식이 극장업계에 기부라도 했냐고 비판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그가 영화산업에서 차지하는 극장의 비중을 환기시키고 상영업의 어려움을 얘기한 것은 타당하다. 물론 좋은 영화를 상영하면 관객이 극장에 가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극장도 관객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극장은 다른 매체보다 더 나은 스펙터클을 제공하려고 화면 크기를 넓히거나 더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거나, 요일별로 관객이 적게 드는 날에는 관람료를 인하하기도 했다.

최민식의 논리를 비판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 극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 극장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경영학적 관점에서 어떤 해법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극장업자는 물론 영화업계 다른 종사자들도 경영학자의 지혜를 빌리고 싶어할 것이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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