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급 전용기가 지난달 말 북한 평양을 떠나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도착했던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북·러 신조약 체결 이후 가능성이 제기돼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스크바 답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대북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현지시간) 실시간 항공기 운항기록을 보여주는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 고려항공 P-881기 움직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항공기는 그동안 북한 고위층이 움직일 때 사용된 비행기다. 가령 지난 1월 최선희 북한 외무성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에 갔을 때 사용된 비행기다.
해당 사이트에서 이 항공기가 29일 평양을 출발해 모스크바에 도착했고, 31일 오전 모스크바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급 인사 또는 대표단이 2박3일간 모스크바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 항공기는 지난달 29일 모스크바 상공에서서 목격되기도 했다. 모스크바 근교 공항 중 한 곳인 브누코보 국제공항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사진가 카림독(Karimdok)이 포착한 것이다. 이 사진 속에는 비행기에 ‘고려항공’이라는 항공사 이름과 인공기, ‘P-881’이라는 항공기 번호도 선명하게 찍혔다. 일류신-62M기종이다.
카림독은 비행기 사진을 공유하는 웹사이트 젯포토즈(Jet Photos)에 해당 사진을 올리며 “평양에서 모스크바로 오는 북한 정부의 특별 항공편이 있다는 것을 알게돼 기다렸고, 마침내 일류신-62를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일반 항공편은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이 유일하다.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러간 사실상 ‘조선-소련 동맹 체제 부활’로 평가되는 ‘전략적인 포괄적협력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조만간 김 위원장과 모스크바에서 또 한번 회담을 가질 것을 시사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항공기 움직임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러 가능성 등 질문에 “정부 차원에서 확인해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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