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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경험한 김종인 “전화하면 경증 환자” 복지부 차관 발언에 격분

입력 : 2024-09-07 09:58:04 수정 : 2024-09-07 09: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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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라디오서 “몰상식한 얘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마에 의료용 밴드를 붙인 채로 지난달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CB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환자 본인이 응급실에 전화할 수 있다면 ‘경증’이라는 말로 해석된 최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라디오 발언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의료에 대한 기본 상식이 있는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그런 몰상식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의료개혁을 한다는 자체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그 사람의 경력을 보니 나도 과거에 복지부 장관을 해봤지만 의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의료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밀어붙이기식으로 이야기를 하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989~1990년 복지부의 전신인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냈다.

 

앞서 박 제2차관은 지난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환자) 본인이 전화해서 (응급실을)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보통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프다거나 이런 것들이 경증에 해당하고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난다는 것도 사실은 경증에 해당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의 이유로 전공의 이탈 등을 언급한 후, 경증이나 비응급환자의 응급실 이용 본인부담금 인상 얘기가 나온 대목에서 그는 이처럼 말했다.

 

지난달 22일 이마에 의료용 밴드를 붙인 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을 때, 김 전 비대위원장은 “119가 와서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일으켜 응급실에 가려고 22군데 전화했는데도 안 받아주더라”며 의료진 부족 사태에 허덕이는 응급실의 현실은 환자 당사자가 아니라면 모른다고 강조한 터다.

 

박 제2차관의 라디오 발언에 분노한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자기 스스로가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가 돼서 응급실에 가는 것”이라며 “그 사람이 (응급실에) 전화를 할 수도 없는 거고 그 사람이 응급실 전화번호를 알 수도 없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보도자료를 내고 박 제2차관이 의사 흉내를 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은 “박 차관의 망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국가의 보건의료를 관장하는 자가 이렇게 무지한 발언을 일삼는 데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중증 판단은 의사들도 하기 쉽지 않다”며, “전화로 쉽게 경·중증 판단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면 국정 운영의 상태가 중증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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