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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족이라면”… 직장동료 살해범에 무기징역 구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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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10 15:00:00 수정 : 2024-09-10 14: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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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족이라면 어땠을까요.”

 

광주검찰청 검사는 10일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의 심리로 열린 A씨(45)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씨는 2월 18일 오후 6시 5분쯤 목포의 한 아파트 3층에 불을 2차례 지르고 직장동료인 B 씨(26)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불은 30분 만에 소방당국에 의해 진화됐지만 B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혈흔과 흉기를 발견했고, 5시간 뒤 목포 북항 인근 숙박업소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살해 협박을 당했다”는 B 씨의 112 신고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현장 조사 후 A 씨에게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복귀했다.

 

평소 자신보다 어린데도 건방지게 말을 한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던 A씨는 잠을 자고 있던 B씨를 살해하기 위해 아파트에 2차례 불을 지르고 밖으로 나가 지켜봤다. 그는 불이 원하는대로 옮겨붙지 않자 다시 숙소로 돌아가 흉기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A씨에 대해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검찰이 신청한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기각했다.

 

광주지방검찰청. 뉴스1

검사는 “피고인은 사람의 생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계획 범행을 저질렀다. 분이 안 풀린다는 이유로 범행 후 불을 지른 피고인에게 징역 23년이 무슨 의미가 있을 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23년을 선고 받았으나 대부분 가석방되는 걸 생각하면 금방 출소할 것”이라며 “제가 유족이라면 이렇게 사는 모습을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내린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운 사람을 살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우발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약한 처벌을 내리면 처벌을 감수하고 범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1심과 동일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 A 씨의 재범 우려가 높다며 1심이 기각한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다시 청구했다.

 

피고인 측은 “잘못을 깊이 인정하고 있다”며 양형부당 주장을 했다.

 

재판부는 10월 7일 오후 2시에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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