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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코 앞 ‘응급실 뺑뺑이’ 공포… 응급실 의사 1년 만에 42% 감소

입력 : 2024-09-13 00:32:00 수정 : 2024-09-12 16: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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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교협, 수련병원 53곳 응급실 조사
전공의, 91.4% 감소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1년 새 42% 급감하고 병원 7곳은 부분 폐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대란으로 인해 전국 응급실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의료진 인력부족 관련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이달 9∼10일 협의회에 참여하는 전국 수련병원 중 53곳의 응급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급실 의사가 42% 급감했으며 이에 따라 병원 7곳은 부분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연합뉴스

 

12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지난 9일~10일 수련병원 53개소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53개소 응급실 근무 의사 수는 올해 534명으로 지난해 922명에 비하면 388명(42.1%)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문의 수는 528명에서 501명으로 27명 줄었다. 전문의 수가 감소한 병원은 29개소(54.7%), 변화가 없는 병원은 12개소(22.6%), 늘어난 병원은 12개소(22.6%)다.

 

응급실 전공의 수만 따지면 같은 기간 384명에서 33명(91.4%)으로 급감했다.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응급대원이 환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응급실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이날부터 11일부터 2주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한다.뉴스1

 

전의교협은 “응급실 방문환자의 경우 환자 1인당 평균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8시간을 근무하면 일반적으로 20명 이내의 환자만 진료할 수 있다”며 “1인 근무의 경우 동시에 환자가 내원하면 1인의 의사로는 대처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응급실 근무 의사 감소 폭을 따지면 대전·충청이 -58%로 가장 크게 줄었고, 부산(-53.6%), 광주·전남(-51.2%), 강원(-47.8%), 전북(-46.9%), 대구·경북(-45.5%), 울산·경남(-42.9%) 등으로 나타났다.

 

병원 응급실에 의사가 5명 이하로 근무할 경우 24시간 동안 응급실을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이같은 이유로 응급실을 부분적으로 폐쇄해야하는 병원은 7곳으로 나타났다.

 

의사가 6~7명이면 응급실에서 24시간 동안 한 명의 의사가 근무하게 되는데 이같은 병원도 10곳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수가 8~9명일 경우 의사 1명이 16시간 동안 근무(피크 타임인 8시간 동안은 2인 근무)를 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병원은 10곳으로 나타났다.

 

의사 수가 10~11명일 경우 의사 2명이 16시간 동안(야간 8시간 동안 1인 근무) 근무할 수 있는데 이같은 병원은 9곳에 해당한다. 의사 수가 15명 이상으로 3인 이상의 의사가 한 번에 근무할 수 있는 병원은 7곳으로 나타났다.

 

전의교협은 “응급실 전체 근무 의사의 수는 40% 정도 감소했지만 1인 근무병원의 취약점과 배후 진료의 약화 등으로 현재 수련병원 응급실은 50% 이상의 진료 역량이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피로도 증가, 환자 관리 어려움, 소송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사직하려는 응급의학과 의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응급대원이 환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응급실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이날부터 11일부터 2주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한다. 뉴스1

 

이어 “입원실 1000개의 대학병원 응급실에 의사 1인 근무라는 게 믿어지는가”라며 “정부는 이를 ‘문제 없는 병원’으로 통계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정부의 명령이 없더라도 휴가도 없이 국민을 위해 응급실을 지킬 것이고 능력이 되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추석 이후에도 현재의 아슬아슬한 상태가 지속하면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교수와 전문의의 피로도 증가로 응급실 진료가 더 축소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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