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암구호’ 담보로 사채 거래한 군인·업자

급전 빌리며 공유… 군·검경, 수사

충청지역 한 군부대에 복무 중인 군인들이 3급 비밀인 암구호(아군과 적군 식별을 위해 미리 정해 놓은 문답식 말)를 민간 사채업자에게 유출한 정황이 군 당국에 포착돼 수사기관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경찰청과 전주지검, 육군 사정당국 등은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현역 군인 A씨와 사채업자 B씨 등 다수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충청지역 모 부대 등에 근무하는 군인으로서 민간인인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암구호를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암구호는 초병이 주로 야간에 피아 식별을 위해 질문하면 상대가 답하는, 문답 단어 형식의 구호로서 국방보안업무훈령에 따라 3급 비밀로 규정돼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군인들은 사채업자들로부터 급전을 빌리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 부동산 등과 같은 담보를 제공하는 대신 암구호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암구호는 군인 신분의 채무자들이 돈을 제때 상환하지 않으면 신변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사채업자들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주=김동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