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상규명 요구하다 사망한 신장호·문승필 열사 이름 선명”
“민주주의, 선출된 권력에 위협받아…편 가르기 민주주의 망쳐”
“잇따른 대통령의 특검법안 거부권 행사에 스무살 채상병의 이름이 선명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여야를 가리지 않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재차 언급했다. 채상병 특검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을 거론하며 “민주주의는 선출된 권력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근 야당의 분열을 의식한 듯 “같은 편 안에서도 편을 가르는 정치가 민주주의를 해친다”고 강조했다.
◆ 경기 국제민주포럼·SNS에서 잇달아 與野 정치권 비판
김 지사는 26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 국제민주포럼’에 참석해 “과거 우리 경제를 움직였던 개발연대 성공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출된 권력의 전횡’과 ‘편 가르기’를 특히 강조했다. 아예 “정치권 안에서도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한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세계적 추세인 양극화·선동정치·포퓰리즘을 현대 민주주의의 적으로 꼽았다.
김 지사는 “선동정치, 둘로 편 가르기를 하는 정치, 심지어는 같은 편 안에서도 편을 가르는 정치, 이런 것들이 우리 민주주의를 크게 해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면서 “오랫동안 정책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부끄럽다. 우리 삶과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 정신에 대한 성찰과 생각을 다시 해볼 때”라고 덧붙였다.
향후 자신이 집중해야 할 정책으로는 ‘사람 중심의 경제’를 강조했다.
그는 “경제와 민주주의의 위기 가운데에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정에서 사람 중심 경제를 주창했고 사람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활동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신성장 동력과 중산층 확대, 돌봄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양극화·선동·포퓰리즘 정치는 세계적 추세…경계해야”
세 청년의 이름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지사는 “채수근 상병이 생존해 있다면 오늘이 전역일”이라며 “계속된 거부권 행사에 유감을 표시한다. 우리 국민과 유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이런 일들이 이제는 단절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선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 건가”라며 유명을 달리한 또 다른 청년들의 이름을 불렀다.
김 지사는 “신장호 열사는 1990년, 향년 21세의 나이로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다 유명을 달리했다. 문승필 열사는 1992년 11월, 광주에서 귀가 중 행방불명됐지만, 경찰은 ‘기차에 치여 사망했고 원인은 자살이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문 열사는 스무살 청년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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