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저항을 더 강화할 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64)를 살해한 데 대해 “정의의 조치”(measure of justice)라고 규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하산 나스랄라와 그가 이끈 테러단체 헤즈볼라는 지난 40년간의 공포 통치 기간 수백 명의 미국인을 살해한 책임이 있다”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그의 죽음은 미국인과 이스라엘인, 레바논 민간인 수천명을 포함한 수많은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의 조치”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및 기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모든 테러 단체에 대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적은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외교적 수단을 통해 현재의 갈등을 완화하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휴전 협상이 타결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별도 성명에서 “하산 나스랄라는 손에 미국인의 피를 묻힌 테러리스트”라며 그의 피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정의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이스라엘의 안보에 흔들림 없이 헌신되어 있다”며 “나는 항상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와 같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 단체로부터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중동의 분쟁이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외교는 민간인을 보호하고 이 지역의 지속적인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부연했다.
이스라엘군은 27일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공습해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28일 밝혔고, 헤즈볼라 측도 이를 공식 확인했다.
한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극악무도하고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규정하고 맹비난했다.
이날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에 대해 시오니스트 정권이 저지른 공격은 테러리즘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드러낸 노골적인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순교자(숨진 사람)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이란은 레바논 국민과 저항의 축과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나스랄라 살해는 저항을 더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또 미국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테러 공격에 대한 명령이 뉴욕에서 내려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나스랄라 살해에 공모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헤즈볼라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포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동 지역의 모든 저항 세력이 헤즈볼라 편에 서서 지원한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