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 핵 사용 기도하면 그날이 바로 정권 종말의 날”

제76회 국군의날 기념식 주재
한층 높아진 대북 메시지 수위
“적 선의 기댄 가짜평화는 신기루”
국정과제였던 ‘전략사령부’ 창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을 열고 “만약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대북 메시지를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사열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 정권의 도발을 규탄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 정권은 여전히 퇴행과 몰락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오직 권력 세습만을 추구하며 주민들의 참담한 삶은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쓰레기 풍선, GPS 교란 공격과 같은 저열한 도발을 자행하더니 급기야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마저 부정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욱이 러시아와의 불법 무기 거래로 국제사회의 규범에 역행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강력한 전투 역량과 확고한 대비 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만약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지금이라도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적의 선의에 기댄 가짜평화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며 “적이 넘볼 수 없도록 우리의 힘을 키우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임은 인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이뤄진 ‘워싱턴 선언’과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중심으로 한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구축 등을 언급하며 “한·미동맹은 명실상부한 핵 기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이 행동으로 실현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연대해 우리의 안보태세를 더욱 강력하고 확고하게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사열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첨단 과학 기술 국방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끝나지 않고 중동 정세가 악화하며 글로벌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더 강력한 군으로 거듭나기 위해 첨단 과학 기술에 기반한 국방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체계와 우주·사이버·전자전 영역에서 미래의 전장을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국방 연구개발 분야를 더욱 강화해갈 것”이라며 “아울러 무기체계 개발과 도입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강군 육성은 장병들의 사기에서 출발한다”며 국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제반 복무환경 개선과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 공산 세력이 6.25 전쟁을 일으켰을 때 우리 군은 피를 흘려 싸워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지금도 북한의 끊임없는 위협과 도발에 단호하게 맞서며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군의 뜨거운 애국심과 충성심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든든한 토대가 된 것”이라고 국군 장병들에게 고마움과 격려의 뜻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억제 및 대응·보복을 주 임무로 삼는 ‘전략사령부’가 창설됐다. 윤석열정부는 출범 당시 전략사령부 창설을 국정과제로 삼고 창설 준비를 계속해온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략사령부의 부대기를 진영승 전략사령관에게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전략사령부 창설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왔다. 그동안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더욱 단단해진 한·미동맹을 토대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마침내 우리 군의 첨단 재래식 능력과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을 통합하는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략사령부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든든하게 지키는 핵심부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