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67) 일본 신임 총리가 1일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밤 총리 관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납북 피해자 문제는 우리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강한 결의를 가지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책으로 평양과 도쿄에 상호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에게 바통을 넘겨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도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을 중시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시바 총리는 “새 내각에 대한 국민 신임을 묻는 것은 헌법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면서 9일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고 27일에 총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는 향후 정치 일정도 밝혔다. 그는 전날에도 조기 총선 의사를 표명하면서 15일 공시를 거쳐 27일 총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의원 해산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가 언급한 대로 일정이 진행되면 취임 후 8일 뒤 중의원을 해산하고 26일 후에 총선을 치르는 것이다. 태평양전쟁 종전 후 일본의 역대 총리 중 취임 후 최단 기간에 중의원을 해산해 조기 총선거를 치르게 된다. 3년 전 기시다 총리가 취임 10일 뒤 의회 해산을 한 게 역대 최단 기록이다.
이와 관련 자민당은 이날 임시국회 개회 전 야당에 4일 총리 소신표명 연설, 7∼8일 대표 질의, 9일 당수 토론 일정을 제시했으나 야당은 예산위원회가 빠져 충분한 국정 현안 논의가 불가능하다며 반대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과의 정상 외교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양자관계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 호주 등과도 중요하다”며 “다만 정상 외교를 할 때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각각 과반 표를 얻어 제102대 총리직에 올랐다. 12선 의원인 그는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방위상 등을 지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으며,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다른 자민당 내 강경 보수 인사들과 달리 비교적 온건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시다 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구축한 한일관계 협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이시바 내각도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는 친임식(親任式)과 각료 인증식을 거쳐 이날 오후 8시쯤 공식 출범했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맞섰던 자민당 비주류인 이시바 총리는 새 내각을 측근 의원과 무파벌 인사로 구성했다. 자신을 포함해 각료 20명 중 12명이 기존 파벌에 속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인물이 많은 최대 규모의 ‘아베파’ 출신 의원들은 각료직에서 모두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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