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나 아냐” 차량 탑승자 3명 모두 발뺌한 음주 사망사고 30대 내국인이 범인

지난 8월 대전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교통사고는 탑승자 3명 중 30대 내국인이 음주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유성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도주치사·위험운전치사) 위반 및 도로교통법(음주운전) 위반 혐의로 내국인 A(30)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3일 오전 2시 10분쯤 음주 상태로 자기 소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운전하다 유성구 봉명동 한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차량은 보행자를 추돌한 뒤 가로등과 주차 중이던 버스까지 들이받고 전복돼서야 멈췄다.

당시 A씨 차에는 캄보디아 국적자 2명도 탑승해 있었는데 이들은 농장주와 외국인 노동자 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충남 논산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대전까지 40㎞가량 차를 몰고 왔으나 모두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며 발뺌해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차량 내부 블랙박스 영상과 지문 분석, 현장 감식, 이동 동선 추적 등을 통해 운전자를 내국인 A씨로 특정했다. A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고, 나머지 캄보디아 노동자 1명은 경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사고 직후 도망치다 붙잡힌 다른 캄보디아 국적 근로자는 불법체류자로 확인돼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됐다. 증거인멸 및 도주 염려 등을 이유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대전=강은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