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비명횡사’로 사라졌던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가수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 한 구절을 떠올리고는 같은 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미움은 없다는 취지로 속마음을 툭 털어놓았다. ‘비명횡사’는 비명계 현역의원들의 공천 탈락을 뜻한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정치는 원래 그런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누가 물어보던데 (저는) 이재명 대표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는다”며 “정치가 그런 거고, 최선에 대한 결과, 거기에 대한 책임 이런 것들이 있다”고 생각이 닿는 대로 말을 이었다. 이 대목에서 박 전 의원은 ‘걱정말아요 그대’의 가사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를 떠올리곤 “지나간 대로 다 의미가 있다고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는 스스로가 지는 책임이라면서도, 두려운 게 있다고 박 전 의원은 언급했다. 당 후보 경선에서 떨어지며 ‘비명횡사’ 대표적 사례가 된 것을 두고 누군가 당내에서 초선 의원들이나 이제 막 정계에 입문한 이들에게 ‘박용진처럼 했다가는 큰일난다’는 식의 가르침을 줄까 무섭다면서다. 박 전 의원은 “‘박용진처럼 하면 죽는 거야’, ‘소신? 그런 거 없어’라고 가르칠까봐 겁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의 ‘정치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절망한 주인공이 다시금 재기를 노리는 느낌이다. 그는 “박용진의 드라마는 30부작 대하드라마로 끝을 내고, 상식 있는 사람들이 승리하며, 소신 가진 정치인들이 박수 받고, 합리적인 정치가 주목받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멋진 미래를 창조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계속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상식이 통하는 정치가 있어야 된다고 본다”며 “우리 국민들이 지금 ‘정치가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많이 하시는데, 우리 국민의 평범하지만 위대한 상식, 그 힘이 잘 반영되는 정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일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앞서 박 전 의원은 지난 3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 총선 후보 경선에서 조수진 변호사에게 패해 낙천했다. 애초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했던 그는 ‘목발 경품’ 발언과 ‘거짓 사과’ 논란에 따른 정 전 의원 공천 무효로 다시 경선 기회를 잡았지만, 현역 의원평가 하위 10%에게 내려지는 ‘30% 감산 페널티’를 얻어맞으면서 또 한 번 패했다. 당내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인 박 전 의원은 2022년 8·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이던 이 대표와 당권 경쟁을 벌인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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